▲ 23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가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안장식을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하며 기도하고 있다. ⓒ뉴스천지

국회를 떠나 서울광장, 서울역을 거쳐 국립 서울현충원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안장식이 23일 오후 5시께부터 거행됐다.

의장대의 봉송 이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경례가 진행된 뒤 곧바로 종교의식이 이어졌다.

종교의식은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순으로 이어졌으며 각각 함세웅 신부, 조계사 주지 세민스님, 이해동 목사, 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이 집전했다.

함세웅 신부는 “김 전 대통령의 큰 뜻을 마음에 간직하며 모든 사람의 연대와 결속 속에 하느님의 정의를 실천하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세민스님은 목탁소리에 맞춰 염불을 외며 고인을 넋을 달랬다. 세님스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를 집전한 바 있는 불교계 인사다.

기독교 대표로 집전한 이해동 목사는 “아프고 애달프다.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우리는 그것을 결코 회피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며 “이 어른이 없는 자리가 너무 넓은 것이기에 우리는 당황하고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어른이 한평생 변함없이 치열하게 살아온 올곧은 삶을 본받아 우리 삶을 고쳐 살아가는 것”이라며 “이 어른이 평생 동안 추구했던 가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목사는 “김 전 대통령은 참으로 예수님의 제자였다. 그 누구에게도 보복을 하지 않았고 평등을 실천한 큰 어른이었다”면서 “유족들에게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위로를 허락해 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원불교 이선종 서울교구장은 “내세에는 인류 평화 세상에 사시기를 간절히 빈다”면서 짧게 집전을 마쳤다.

이어 헌화가 진행됐다. 40여년을 함께해 온 이희호 여사가 마지막 꽃을 바치며 분향을 했고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자신의 아내와 함께 헌화를 바쳤다.

다음으로 차남 김홍업 전 의원, 삼남 김홍걸 씨 등 직계가족이 헌화를 했고, 장의위원회, 민주당 관계자, 국민의 정부 관계자, 전직 비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순으로 의식을 이어갔다.

헌화와 분향이 마무리 된 뒤 의장대 운구에 이은 하관식이 진행됐다. 관은 평소 소박한 것을 원했던 김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반 향나무로 만든 것을 사용했다. 하관식에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들 18명과 전직 비서 10명이 함께했다.

하관식이 끝나고 흙을 삽으로 퍼서 뿌리는 ‘허토’의식이 거행됐다. 허토의식은 이희호 여사와 유가족, 전직 비서, 장의위원회 관계자, 민주당 관계자, 국민의 정부 관계자, 현 비서실 관계자, 일반 조문객 순으로 진행됐고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생가 터에서 가져온 흙이 뿌려졌다.

안장식은 의장대의 조총발사와 묵념으로 마무리 됐고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웠던 삶을 살았던 김 전 대통령은 먼 길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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