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입장 평행선… 北 “南, 무성의한 태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22일 열리는 5차 실무회담에선 남북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4차까지의 실무회담 진행과정을 봤을 때 남북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는 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책에 여전히 비중을 두고 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19일 “현재까지 북한이 보인 태도는 우리 정부와 국민,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제일 중요한 것은 공단 가동이 또 다시 중단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고, 이후 개성공단을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공단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남북이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조속한 재가동’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실무회담의 큰 진전이 없는 데 대해선 우리 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4차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와 발전을 위해 중단사태 재발방지, 안정적 운영과 기업활동을 원만히 보장하는 기구 및 제도적 장치의 마련, 신변안전 및 투자재산 보호,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경제협력지구로의 발전 등 실천적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그러나 “남측은 공업지구 사태에 대한 책임과 일방적인 재발방지 담보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문제해결에 인위적인 난관을 조성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취했다”고 우리 측에 화살을 돌렸다. 이로 볼 때 남북이 5차 실무회담에서도 큰 입장 선회를 하지 않는 이상, 협상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더욱이 남북 간 입장차로 인해 실무회담이 결렬되거나 다음 실무회담을 기약하는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무회담의 장기화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측이 합의서를 수정하면서 변화된 입장을 보이곤 있으나, 우리 정부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거부하고 있다”며 “(정부는) 북측의 책임 인정을 요구하는 입장이 강해 또 다시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북측이 전승기념일인 27일과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강경 입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실무회담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는 “우리 측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입장차를 좁히는 게) 어려울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유화적으로 나왔을 때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의 기회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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