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전한 박영숙 한국사회환경정책이사장은 끝내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박 이사장은 “대통령이 있어서 희망을 놓지 않았는데, 우리 곁을 떠난다니 승복하기 어렵다”면서 “이희호 여사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날 줄 의심치 않고 있던 우리에게 서거의 비보는 큰 충격”이라며 슬픔을 토로했다.

그는 “독재정권 아래에서 숨쉬기조차 힘들 때,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희망’이었고 모두가 침묵하고 있을 때에도 대통령은 뜻을 꺾지 않았으며 내일을 준비했고 역사와 국민을 믿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은 온갖 박해와 시련 속에서도 우리 역사에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불굴의 정치인이며 사상 초유의 외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해낸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동시에 “자신을 그토록 핍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독재자들을 모두 용서하며 진정으로 관대하고 강한 사람만이 용서와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이 고난을 받을 때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한 것을 고백하며 떠나간 빈자리를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행동하라는 양심이 되라’는 마지막 말씀을 새기겠다며 “당신의 국민이 울고 있으니 하늘나라에서라도 우리를 인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목 놓아 김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불렀다.

박영숙 이사장은 2002년 대통령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여성계의 대표적인 원로로 김 전 대통령과는 친분이 상당히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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