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를 보면 ‘조삼모사’라는 말이 나온다. 송나라에 원숭이를 사랑해서 기르는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저’ 자가 원숭이 ‘저’이니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사람이 원숭이를 좋아해서 먹을 것을 풍부히 주고 예뻐해 주니 원숭이들이 마구 번식을 했다. 갈수록 식량이 모자라게 되었는데, 흉년까지 겹치니 더욱 기르기가 힘들어졌다.
고민 끝에 매일 한 마리당 열 개씩 주던 상수리를 일곱 개로 줄이고자 했다. 그래서 원숭이에게 흉년이 들어서 그렇다고 설명한 뒤에 “상수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주면 어떻겠니?”라고 하니, 원숭이들이 모두 “말도 안 돼요”라며 화를 냈다. 다시 조금 뜸을 들여서 “그럼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면 어떻겠는가?”라고 하니, “그건 좋아요”라고 하며 모든 원숭이가 기뻐했다.
똑같이 하루에 일곱 개를 주는 것이지만, 마치 두 번째 의견에는 원숭이의 불만을 감안한 것처럼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하고 묻는 말솜씨에 넘어간 것이다.
원숭이가 똑똑하기는 하지만 의의로 멍청한 구석도 있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을 말장난해 속인다는 뜻의 ‘조삼모사(朝三暮四,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성어가 생겼다.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은 스스로 ‘미후왕(멋진 후원숭이 임금)’이라고 했다. 흉내를 잘 내고 조급증도 많아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장난기도 심했지만, 천성이 악하지 않아서 결국 삼장법사를 도와 불경을 옮긴 뒤에 그 공으로 부처가 되었다. 이 손오공이 바로 자수의 수호신장 동물인 ‘후원숭이’의 일종이다. 후원숭이는 일반 원숭이 보다 팔 길이가 짧아서 가장 사람과 비슷한 체형을 가진 원숭이이다.
자수는 군대의 최전방에서 적정을 살피는 척후병이 되고, 군대의 식량을 저장하고 모으는 군량창고가 되며, 군인들이 전투할 때 먹는 맛없는 건량이나 오래 보관하고 아무 데나 자라는 식용채소가 되며, 변방의 관문 역할을 한다.
원숭이띠 중에 음력 1월~6월에 태어난 사람은 자수가 수호별이다. 이 사람들은 자수를 닮아서 먹는 것을 좋아하고 먹을 것 저장하기를 좋아하며, 조심성이 많아서 잘 살펴가며 움직이고, 깨끗한 것을 좋아해서 오랫동안 목욕을 하고, 자랑하기를 좋아한다. 또 자존심이 강하며, 호기심이 많아서 새롭고 신기한 곳을 찾아다니기를 즐긴다. 물론 손오공처럼 재주도 많으며,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고통도 감수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일부인 이천 여주 원주 등과 관련이 깊다. 자수를 수호별로 가진 사람들은 가끔 이 지역을 찾아가서 기운을 받으시기를….
7월 17일 아침 9시 45분에 남쪽 하늘에 뜨는 세 개의 주황색별이 바로 자수이다. 아침이라서 보이지 않지만, 자수가 수호신장인 사람은 남쪽을 향해서 “지혜롭게 해주시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세요!”하고 빌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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