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작품이 가야 할 곳이 있다면 그렇게 합시다. 그것도 15년만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니, 평생을 기다린들 또 어떻겠어요. 당신의 염원은 돈이 아니잖아요?”

그렇다! 한한국은 평화와 화합을 위해 이 고행의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던가? 순복음교회 장로와 다시 만났을 때 꿈 이야기를 전하며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회장님, 저의 십자가 작품을 무료로 기증하라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직접 순복음교회에 기증하겠습니다.”

듣고 있던 그가 어이가 없다는 듯 대답했다.

“뭐요? 당신은 그 꿈 얘기를 믿는다는 말이에요? 아니, 우리 비서가 한 작가 집을 가보고는 너무 가난하다고 하던데. 내 참, 정신 차리세요!”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제가 직접 순복음교회에 기증하겠습니다.”

한한국은 그 길로 다시 여의도 순복음교회 선교국장 김용준 목사와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한한국과 생각이 잘 통했다.

“한 작가님의 간절한 염원을 성경에서 찾아 십자가에 썼는데 기(氣)가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그게 왜 사탄이 됩니까? 할렐루야!”

이렇게 해서 한한국의 세계에서 가장 큰 <손으로 쓴 십자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걸리게 되었다. 한한국은 끝까지 전달식은커녕 감사패 하나 받지 않았다. 무조건적 무보수의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이대로는 예가 아닙니다. 명예박사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나중에 순복음교회에서 재단으로 있는 H대학의 명예박사 학위까지 타진해 왔으나, 한한국 작가는 그마저도 사양했다.

나는 한한국 작가와 오랜 시간 인터뷰하면서 그가 고난이나 역경의 고비를 넘길 때마다 여러 번 어떤 신(神)이 나타나 계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정말로 그처럼 항상 꿈에 신(神)이 나타나 계시를 하는 겁니까?”

기다렸다는 듯 한 작가 부부가 동시에 대답했다.

“그럼요! 저희에게는 지난 꿈들을 적어놓는 ‘꿈 노트’까지 있습니다.”
윤 시인이 방으로 들어가 노트 몇 권을 가지고 나왔다. 그러고는 마치 일기를 쓰듯 상세히 기록한 꿈 노트를 보여주었다.

“허 참, 솔직히 저는 얼른 믿기지가 않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여전히 의아한 것은 한 작가 부부의 꿈이 단순한 노루잠에 개꿈이 아니라, 꿈에서처럼 현실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는 사실이었다. 꿈을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꿈에서의 일들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어느 누가 자신이 꾼 꿈을 함부로 무시할 수 있겠는가.

한한국 작가처럼 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염원하고 우리나라의 희망과 통일을 위해 미친 듯이 몸과 마음을 바친다면, 분명히 신(神)이 나타나 해답을 계시하고 현몽해 줘서 그 꿈대로 이루어지게 하리라.

한한국·이은집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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