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텃새이다. 평지에서 깊은 산에 이르기까지 도처의 숲에서 번식하면서 못 먹는 것이 없기 때문에 멸종할 염려가 거의 없다. 성격이 의외로 중후하고 남을 높이는 성질이 있다고 한다.

▲ 건원 윤상철 선생
더구나 위계질서를 잘 지키면서 단체생활을 하는데, 지도자의 말에 절대 복종하고 또 머리가 똑똑해서 도구를 사용할 줄 알며, 다른 날짐승을 잘 굴복시킨다. 이런 면에서 커다란 독수리들도 까마귀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휴전선 일대는 자연동물원이라고 할 만큼 동물들의 낙원인데 가끔 먹이 때문에 동물들끼리 다툼이 벌어진다고 한다. 이때도 덩치가 제일 큰 독수리가 먹이를 먹을 우선권이 있는데 까마귀는 특유의 조직력으로 이런 자연의 질서를 바꾸어 놓는다.

독수리가 땅에 내려와 죽은 고기를 쪼으면 까마귀 두 마리가 몰래 뒤쪽으로 다가서고, 동시에 한 마리가 독수리 앞에서 먹이를 빼앗으려는 시늉을 한다. 그러면 독수리가 양 날개를 크게 펴면서 위협을 하고, 그때를 놓칠세라 뒤로 다가와 있던 까마귀가 독수리 양 날개에 한 마리씩 올라타서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른 까마귀들이 분분히 날면서 독수리 머리를 쪼아서 피를 내며 공격을 한다. 독수리는 날아오르고 싶어도 날개가 붙잡혀 있기 때문에 날 수가 없어서, 자기보다 작은 까마귀한테 곱게 당하는 것이다.

물론 독수리가 힘이 세고 덩치가 크니까 죽지는 않지만, 한 번 까마귀한테 혼이 난 독수리는 까마귀를 무서워하게 되고 까마귀 한 마리가 앞에 있어도 도망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까마귀를 날짐승 중에서도 영물이라고 한다.

까마귀는 태양의 정령이자 하느님의 심부름꾼이고, ‘반포조反哺鳥’라고 알려질 정도로 자기 입으로 잘 씹은 고기를 늙은 부모님 입안에 넣어드리는 효도를 하며, 조직생활도 잘하는 새이고, 호기심과 장난기가 많으며, 까불까불하다가 심부름 내용을 까먹는 그런 새이다.

바로 그런 점이 중앙의 정예병사가 아닌 변방 병사의 훈련을 맡고, 구름과 비를 주관하되 달과 협조해야 되는 필수의 수호신장으로 선택된 것이다. 필수가 밝고 크면 변방이 안정되고 병란이 없어지고, 밝으면서 움직이면 큰 비가 내리며, 흔들리거나 빛을 잃으면 병란에 휩싸이거나 간신의 참소로 올바른 사람이 감옥에 가게 된다고 한다.

▲ 필수 주변별들
닭띠 중에 9~12월에 태어난 사람은 필수가 수호별이다. 영리하고 은혜를 잘 갚으며, 조직을 위해서는 몸을 사리지 않을 정도로 조직생활을 잘 하지만, 때로는 공상에 빠져 실수를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평안남도의 곽산 기산 정주 박천 개천 강동 평원군 등과 관련이 깊다. 필수를 수호별로 가진 사람들은 책을 통해서나마 가끔 이 지역의 문화를 되새기면서 기운을 받으시기를….

7월 10일 아침 9시 15분에 남쪽 하늘에 뜨는 여덟 개의 주황색별이 바로 필수이다. 아침이라서 보이지 않지만, 필수가 수호신장인 사람은 남쪽을 향해서 “덤벙대지 않는 차분한 성격을 주세요!”하고 빌면 빙그레 웃으면서 소원을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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