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하나님, 저는 기도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또한 하나님도 잘 모릅니다. 저는 한한국입니다. 한글과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서 세계인들이 제일 잘 알 수 있는 십자가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이 성경을 그냥 펼쳐서 나오는 곳부터 쓰기 시작할 테니, 하나님께서 원하는 부분을 정해 주세요.”

이윽고 그가 성경을 들어 무작위로 펼쳤다. 펼쳐진 곳은 ‘솔로몬의 잠언’이었다. 기독교인이 아닌 그가 읽어봐도 어찌나 감동스럽던지 그동안 즐겨 읽던 명심보감이나 사서삼경보다도 좋았다. 그러나 십자가에 들어갈 43,332자 분량으로는 모자라서 잠언에 이어 전도서까지 써 내려갔다.

또 한 가지 신비로운 일은 그가 수시로 꿈에서 갖가지 계시를 받아온 것처럼 그때에도 먹구름 속에서 하늘이 열리며 3층 높이의 엄청난 십자가에 한글로 깨알처럼 쓴 게 보였는데, 아마도 그것을 모델로 삼으라는 계시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손으로 쓴 한글십자가>가 완성되었지만, 한한국의 가정형편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한지 제작비로 쓰기 위해 다시 전셋집을 줄여 이사하지 않으면 안 될 상태였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있는 연립주택의 지하층이었다.

“여보,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당신이 그토록 큰 십자가를 완성했는데 축복을 내리시기는커녕 이런 궁색한 집을 주시네요.”

아내의 말을 듣고 있던 한한국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조금만 기다려 봅시다. 뭔가 더 큰 선물을 주시려는지 모르니…….”

“어유, 지하라서 장마철이 되면 걱정이에요. 물이라도 차면 작품 버릴까 싶어서요.”

그도 그럴 것이 한한국의 작품은 한지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물에 젖으면 당장 못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사 가서 며칠이나 됐을까, 하루는 2층에 사는 사람이 내려와서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선생님, 혹시 뭐 하시는 분이신지요?”

“저는 한글로 우리나라와 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염원하는 지도를 그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붓글씨로 십자가나 상징적인 작품을 만들지요.”

“아, 그러세요? 어찌 된 일인지 선생님이 이사를 오신 뒤부터 제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있어서요.”

“설마요?”

“혹시 작품을 구경할 수 있을는지요?”

“네, 그건 어렵지 않지만……. 그러는 선생님은 뭐 하시는 분이세요?”

명함을 건네받으니 한국수맥학회 이사라고 쓰여 있었다. 한한국이 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그동안에 완성한 십자가 작품을 보여주었다.

한한국·이은집 공저

▲ ●작품명: 나눔함께 ●제작년도: 2008년 ●작품크기: 가로 1.2m×세로 1.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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