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회과학대학장 협의회 학술세미나

전국사회과학대학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사회과학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으로 학술세미나를 열고 사회과학의 발전방안과 실천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윤창호(고려대 정경대학장) 협의회 공동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의 사회과학이 선진국에 비해 낙후됐고 이공계와의 격차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대책이 시급하다는 인식 아래 지난 5월 협의회가 결성됐다”며 “이번 논의가 사회과학자들의 자성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사회과학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사회과학자는 정부 정책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는 측면까지 꿰뚫어보면서 공정하고 엄정한 평가를 해줘야 한다”며 “보이는 것만 볼 줄 알고 그 속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하기 어렵다. 내면의 모습을 읽어내고 국민들에게 알려주며 방향을 잡아주는 데 사회과학자의 사명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정 전 총장은 “국력을 키우는 방법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인데 새로운 일을 벌이다가 국가가 국력을 탕진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부동산 정책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행이 ‘경기과열일 때 긴축 통화’라는 기본 원칙을 지켰다면 경상수지 적자가 그렇게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원칙을 저버리고 새로운 정책에 휘둘린 예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국의 사회과학이 지나치게 수리화돼 사회 문제를 종합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있다. 사회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대신 공허한 논리적 유희가 성행했다”며 “하지만 사회를 떠나서 사회과학이 존립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회의에 이종걸 교과위원장이 축사, 박찬모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격려사를 했고 협의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윤창호 고려대 정경대학장 등 100여 명의 사회과학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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