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비극사인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3주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북 대치 상태로 있다. 그런 현실에서 청소년들은 남침인지, 북침인지조차 헷갈리고 있다. 최근 한 언론사가 “6.25가 남침인가 북침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고교생 응답자의 69%가 6.25를 북침이라고 응답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1950년 6월 25일 이른 새벽 북한이 남한을 침공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학생들이 “남한이 북한을 침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 내용을 들은 국민은 황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 보면 용어 표현의 혼동일 뿐, 본 뜻과는 다르다. 청소년들이 ‘6.25 전쟁은 북한이 남한을 침공해서 일어난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남침이냐 북침이냐’고 물었을 때는 ‘북침’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10명 중 7명꼴이었으니 이는 용어 해석이나 표현상의 문제인 것이다. 청소년들은 “북한이 남한을 침략했으니 북침이라는 표현이 맞다”는 이야기인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용어에 대한 표현 혼동은 6.25 전쟁을 ‘남침’으로 사용해온데서 기인한다. 지금까지 남침(南侵)이라는 용어는 사전에도 있듯이 북쪽이 ‘남쪽을 침략한다’는 의미로 사용돼왔고, 6.25 전쟁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반대로 북침(北侵)은 남쪽이 ‘북쪽을 침략한다’는 의미로 일반화되어 왔다. 그렇지만 주격이나 목적격이 생략된 이 용어에서 줄임말을 선호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남침, 북침이라는 용어는 혼동을 주므로 용어 정리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국가의 근본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서 그 뜻을 오해하거나 헷갈리는 용어는 바로잡아야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국방부가 6.25 전쟁의 도발 주체를 분명히 하기 위해 ‘남침’이라는 용어 대신 ‘북한의 남침’이라는 공식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와 유사한 “북한이 남침을 감행했다”는 용어가 현재 사용되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 6종에서 표현되어 있다. 그래도 6.25 전쟁과 관련해서 용어의 해석과 분간이 어려운 남침, 북침이니 하는 표현보다는 ‘북한이 남한을 공격했다’는 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쓴다면 학생들의 혼란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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