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초인적인 힘으로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대가 없이 작품 활동에만 전념해 온 그의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더불어 눈을 감고 엎드려서 1㎝ 글씨로 초대형 지도를 몇 년에 걸쳐 완성해 내는 그의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며, 국토정보지리원 원장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너무 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 저희가 지도박물관을 짓고 있습니다. 그곳에 전시할 선생님의 작품이 꼭 필요합니다. 이건 원장인 저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의 작품은 꽤 비쌉니다. 얼마나 생각하십니까?”

한한국은 자신의 경제사정으로는 각 도까지는 몰라도 그런 기관에까지 작품을 무상으로 줄 수는 없었다.

국토정보지리원 원장은 몇 천만 원까지는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 그의 작품가는 3억 원이었으므로 한한국으로서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날 밤 꿈에 도인이 찾아와 또다시 엄명을 내렸다.

“그냥 주어라! 그곳은 네 지도가 가야 할 상징적인 곳이다.”

꿈을 꾼 다음날 아내와 상의한 끝에 그냥 보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원장님, 좋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제 작품을 건물의 중앙 홀에 걸어 주셔야 합니다.”

“죄송하지만 그건 안 됩니다. 중앙 홀에는 이미 다른 작품이 들어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저도 아쉽지만 없던 일로 하시지요.”

이대로 국토정보지리원 건은 무산되는 줄 알았는데 다음날 다시 연락이 왔다. 중앙 홀에 한한국의 작품을 걸기로 조정했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의 한반도 지도 <국토 사랑(3m×180㎝)>이란 작품이 그곳에 소장되었다.

한편 이 무렵 한한국의 고향인 화순군 청풍면 어리 마을에 그의 뉴욕한국문화원 특별전시회를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던 모양이다. 마침 목포로 도청을 옮겨 새 청사가 건립된 때였는데, 화제가 된 한한국의 이야기가 박준영 전남지사에게까지 알려졌던 것이다.

“한한국 작가는 우리 전남이 낳은 자랑스러운 세계적인 작가시니 만큼 금의환향하셔야지요. 새 도청 청사의 메인 홀에 <대한민국 전라남도 평화·화합지도>를 전시해 주시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6년에 걸쳐 13만 8천 자로 완성한 대한민국 평화·화합지도 중 <대한민국 전라남도 평화·화합지도>를 마지막으로 기증하게 되었다. 이 역시 꿈에 도인이 나타나, 기증을 하지 않은 나머지 도는 꼭 필요하니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까지 잠시 보류해 두라는 계시를 받은 후의 일이었다.

한한국·이은집 공저

▲ 전남 도청 신청사 메인 홀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전남도 평화·화합 지도 기증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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