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ㆍ초상화 한자리에… 일생 조명

▲ 조선시대 문예 부흥 시기인 18세기 대표적인 문인화가 강세황을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사진은 강세황의 작품 중 ‘태종대’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탁월한 안목으로 18세기 예술 세계 일궈
‘표암유고’ ‘송도기행첩’ 등 서화 비롯해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단원 김홍도의 스승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문인화가 표암 강세황은 18세기 조선 문예 부흥을 이끈 선구자다.

강세황이 살았던 조선시대 18세기는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불리며 문예가 활짝 꽃피었던 시기다. 도시가 발달하고, 세상을 보는 눈과 생활 방식이 빠르게 바뀌어 갔던 역동적인 이 시기의 지식인들은 서양 문물을 포함한 새로운 지식과 경험에 눈을 떴고 개성이 가득한 저술 활동을 하며, 예술 작품을 창출했다.

강세황은 18세기 예술계의 역동을 이해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화가다. 당대 문예 기초를 세우고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예술에 대한 재능과 열정, 지적인 탐구를 바탕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일궜다. 또 문예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안목으로 비평가로서의 업적도 남기기도 했다.

▲ 강세황 자화상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당시 강세황의 활발한 활동과 탁월한 안목은 임금에서부터 궁중의 화원, 재야의 선비에 이르기까지 문예를 매개로 신분과 지위를 넘나드는 네트워크 형성을 가능케 했다. 이 네트워크는 개별적 사귐의 즐거움을 넘어, 서로의 예술 지향을 공유하는 물줄기가 됐다.

최근 조선의 르네상스 대표 주자 표암 강세황의 예술혼이 그대로 묻어있는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강세황(1713~1791) 탄신 30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표암 강세황-시대를 앞서 간 예술혼’을 25일부터 8월 25일까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연다.

<표암유고>를 비롯해 집안 대대로 전해 오는 유물들과 강세황이 개성 지역을 유람하고 제작한 <송도기행첩(松都紀行帖)> 등의 산수화, 초상화, 사군자화를 포함해 그가 글을 남긴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선별해 총 81건 103점의 유물이 선보인다. 이 중에는 강현, 강세황, 강이오의 초상 등 보물 6점도 포함돼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강세황 예술 세계의 면모를 6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1부의 주제는 ‘문인화가의 표상’으로, 70세에 강세황이 스스로 그린 자화상, 강세황 기로소(耆老所) 입소를 기념해 정조의 명으로 이명기가 그린 초상, 궁중화원 한종유가 부채에 그려준 61세 강세황 초상(일반인에 처음 공개) 등 그의 초상을 한자리에 모아 살펴본다.

2부에서는 ‘가문과 시대’라는 주제로, 강세황의 일생을 담고 있는 각종 자료를 소개한다. 관직 임명 교지, 각종 필묵, 유고 등을 통해 대대로 예술가적 화업을 이었던 강세황 가문의 일생을 들여다본다.

또 3부는 ‘문인의 이상과 꿈’, 4부는 ‘여행과 사생’, 5부는 ‘다양한 화목, 청신한 감각’, 마지막으로 6부는 ‘당대 최고의 감식안’이라는 각각의 주제로 강세황의 역동적인 삶과 서화 세계를 조명한다.

용어설명
기로소(耆老所): 조선시대에 나이가 많은 임금이나 문신(文臣)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관서 기구로, 70세가 되면 입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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