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정부가 국내 금융시장이 버냉키 쇼크에도 주요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으로 인한 환율 변동률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인도, 브라질 등 주요 8개 신흥국 중 한국이 네 번째로 작았다.

원·달러 환율은 버냉키 의장 발언 직전인 19일에는 달러당 1130.8원이었으나 21일에는 1154.7원(2.07%)으로 올랐다. 반면 브라질(3.45%), 러시아(3.18%), 멕시코(2.94%), 호주(2.77%) 등은 우리나라보다 더 큰 변동폭을 보였다.

증시도 주요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19일 1888.31에서 21일 1822.83으로 3.4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인도네시아 6.75%, 러시아 5.38%, 멕시코 4.92%, 필리핀 4.80% 등의 변동률을 보였다.

특히 우려했던 외국인 자본의 국내 채권시장 이탈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위원회를 주재한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은 “외국인 채권 자금은 (버냉키) 발언 이후인 20일, 21일에도 3000억 원 이상 순유입됐다”고 말했다.

이번 버냉키 쇼크가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추 차관은 이날 “우리 경제는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외채구조 등 경제 기초 체질이 다른 신흥국보다 양호해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 낮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회복으로 인한 수출 확대 등 기회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지 않도록 국제 금융시장과 자본 유출입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잘못된 정보로 인한 오해가 없도록 국내외 투자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이슈에 대해 우리 경제를 상세히 설명한 ‘10문 10답’을 마련해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설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외화자금시장 동향을 일일점검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은행별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겠다. 투기적 거래 등으로 환율이 급변동하면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에 나서고, 7월 장기채 발행물량 축소 등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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