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 문화 청산운동본부 김명상 대표

▲ 탓 문화 청산운동본부 김명상 대표가 맨발로 등산을 하고 있다.

인생 절벽에서 찾은 영육 치유법 공개
“모든 것은 내 잘못 내 탓 ‘메아 쿨파’”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혼자 침묵 속에 명상을 하면서 맨발로 숲 속을 걷다 보면 저절로 자기반성, 자기성찰, 감사의 마음이 우러나게 되며, 비움의 마음까지 자연스럽게 생겨납니다.”

오늘날 현대인은 정신없이 바깥만 바라보며 살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을 차분히 돌아보지 못한다. 이 때문에 몸과 정신이 피폐해져 물질적 풍요 앞에서 병들어 신음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렇게 삶이 힘들고 괴로울수록 인간이 인간다움을 회복하기 위해선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 인간이 인간답고 위대한 삶을 살 수 있는 근간이 ‘정신건강’이라는 지론 때문에서다.

탓 문화 청산운동본부 김명상(56, 명상 맨발 등산 교육원 원장) 대표는 과거 자신의 정신건강에 결함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중증 불안장애, 심한 조울증, 알코올 중독 등으로 가족에게는 암적인 존재였다고 한다. 실제 수십 번 자살을 계획하고 직접 시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가정에선 항상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였고, 직장생활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직장을 다니던 친구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었다. 흔히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에서 근무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질환이 깊어지면서 가정과 직장에서 암적인 존재가 됐고 직장을 옮겨 다니기 일쑤였다. 문제는 자신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모든 것을 외부 탓으로 돌리며 술로 세월을 보냈다는 점이다.

이렇게 정신건강이 좋지 않으니 육체건강이 좋을 리 없었다. 그에게는 ‘걸어 다니는 병동’이란 별명이 늘 따라다녔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성한 곳이 없을 만큼, 다양한 질환으로 병원을 제집 다니듯 했다. 이런 그가 ‘명상 맨발 등산’을 만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우연히 시작한 명상 맨발 등산으로 건강을 회복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매사를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여기게 됐고,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탓’하는 습관에서도 벗어나게 했다. 김 대표는 “명상 맨발 등산을 시작하면서 30대 못지않은 건강을 회복했고, 2000년부터 시작한 학원사업에서 나름의 성공도 거뒀으며, 7년간에 걸쳐 준비한 책 2권을 낸 이후 시작한 강의활동 등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명상 맨발 등산에 대한 김 대표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되돌아보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게 진정한 치유다. 따라서 최고의 힐링은 산으로 가 침묵하면서 명상 맨발 등산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상 맨발 등산을 통해 문명의 이기를 멀리함은 물론 잠시나마 순수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위축된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그라져 가는 꿈과 삶의 목표를 샘솟게 하는 재충전 건강법이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생활 명상 그 자체이며, 방법과 절차에 얽매일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빠져들면 된다는 뜻이다.

▲ 탓 문화 청산운동본부 김명상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도시생활의 역사가 250년밖에 되지 않은 지금, 인간이 숲에서 살 때처럼 건강과 마음의 안식까지 얻고자 하는 것은 과한 욕심일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지적한다. 하지만 그는 “인류는 자연에서 비롯됐고 자연 속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묻지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산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처음에는 맨발에 굳은살이 잡히고 맨발로 걷는 게 익숙해지기까지 맨발로 걷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욕심을 내기보단 모래밭이나 부드러운 흙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했다.

맨발 등산으로 환골탈태한 그는 탓 문화 청산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라틴어로 모든 것이 내 잘못, 내 실수라는 ‘메아 쿨파’를 외치라는 것. 흔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너도나도 남에게 화살을 돌린다.

하지만 김 대표는 모든 것을 남의 탓, 외부요인의 탓으로 돌리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탓 문화’는 개인의 정신을 망가뜨리고 사회의 기강과 국가관, 안보관까지 어지럽히는 망국의 병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탓 문화 청산운동을 국민의 각성과 실천을 이끄는 강력한 촉매제로 삼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정신으로 재무장한다면, 이는 다시 이 사회와 국가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이어져 국민대통합이라는 큰 결실을 볼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학교교육과 사회교육, 각종 언론매체를 통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정신문화 영역의 혁명적 변화를 통해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탓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고민하던 끝에 김 대표는 청와대에 국민제언을 보냈고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감사의 답신을 받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식의 번지르르한 감성 언어가 아닙니다. TV에 출연하는 유명 스님의 법문도 아닙니다. 오직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내 탓이오’를 되새김질하는 인간성 회복의 지혜를 배워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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