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성사 위해 도움 요청할 듯

▲ 북한의 핵 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18일 오전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 귀빈 전용 주차장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한중 정상회담 전후 남북대화 ‘주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미국이 북한의 기습적인 대화제의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북한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18일 중국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룡해 북한군 정치총국장이 다녀간 지 한 달여 만이다. 김 제1부상은 19일 중국 외교부의 장예쑤이 상무부부장을 만나 북중 외교 당국 간 전략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김 제1부상의 방중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북미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중국에 도움을 적극 요청할 것이란 것과 한중 정상회담 이전 북중관계의 소통 강화, 7.27 전승 기념일에 초청할 중국 고위급 인사에 대한 사전협의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자 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김 제1부상은 지난해 베이징에서 글린 데이비스 미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와 회담을 갖고 ‘2.29 합의’를 이끌어 낸 미국통이다. 김 제1부상이 대미 전문가인 만큼 북미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북미대화가 무산될 경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이전 협상패턴과 같이 대화를 제의한 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가 당분간 긴장 국면으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이전과는 달리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북한의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대화 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얘기다.

특히 북한이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다시 남북대화에 적극성을 띨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당국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처럼 이번에도 23~24일경 남북대화를 제안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당장 북한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당군 간 불신의 골이 깊은데다 대화 제의를 둘러싸고 조건에서 입장차가 크다”면서 “중국은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 대화를 요구하겠지만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최근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제의했지만, 미국은 대화를 원하지만 비핵화를 준수하겠다는 ‘행동’을 북한이 먼저 보여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상태다.

이 같은 미국의 반응은 남북, 북미 간 약속했던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행 등 진정성 있는 행동이 우선돼야 한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17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데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고 말해 한미공조 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모양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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