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 정남식 교수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천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원인 및 투병 과정에 관한 주치의의 브리핑이 서거 3시간 만인 18일 오후 4시 반에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연세대 세브란스 호흡기 내과 장준 교수, 신장 내과 최규헌 교수, 심장 내과 정남식 교수 등 김 전 대통령의 주치의 3명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말문을 열었다.

<각 교수와의 일문일답>
 
-오늘 상황 시간대별로 설명해 달라.

장준 교수(이하 장): 어젯밤 11시경부터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혈압상승제를 높이고 새로운 혈압상승제를 추가했지만 아침 6~7시경부터 더 상태가 안 좋아 진 것을 알았다. 7시경부터 다시 (악화가) 진행해서 오후 1시 43분에 운명하셨다.

-새로운 혈압상승제는 언제 투여했나?
장: 어제 11시에 투여해서 병세가 진행을 멈췄다. 혈압이 떨어지고 적절한 산소포화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혈압상승제 양을 높였다. 산소 공급량을 60%로 하다가 70%, 80%, 90%로 늘렸다.

-의식은 언제까지 있었나?
장: 운명 한 두시간전에도 눈빛으로 가족들과 의사소통이 됐다.

-의사소통이 가능했나?
장: 그렇다

-어떻게 의사소통을 했는지 구분할 수 있는가?
장: 멍하니 있는 것과 의사소통은 구분이 된다. 일반인들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장: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입에 튜브가 있었다.

-사망의 조짐을 감지하고 가족들을 부른 것은 언제인가?
장: 사망 30분 전이다.

-오늘 10시 전부터 이희호 여사가 중환자실에 있었다고 하는데 서거하기 30분 전에 있었나?
장: 자리를 지키지는 않았고 위층과 아래층을 오갔다.

-언제부터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있었나?
장: 서거 2시간 전에 떨어져 있었다. 인공호흡기는 계속 끼우고 있었다.

-치료를 했다는데 산소공급량을 100%로 하고도 산소포화도가 떨어졌나?
장: 혈압을 높이거나 수혈을 높여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는 힘든데 결국 산소포화도가 떨어졌다.

-정확한 산소포화도 수치는?
장: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진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지 수치는 별 의미가 없다. 숫자는 계속 변하는 것이다.

-어제 11시부터 떨어졌다는데?
장: 떨어질 때마다 조치를 해서 괜찮았는데, 서거 2시간 전에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혈압이 내려가고 산소포화도도 치료목표 90%보다 밑으로 내려갔다.

-서거 당시 병실에는 몇 사람이 있었나?
장: 세어보지 않았다.

-임종당시 미묘한 떨림이나 표정이 어땠는지 묘사해 달라.
장: 의학적이지 않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

-지난주까지 상태가 안정적이었다는데…
장: 고령이고 심장과 뇌, 위에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한다든가 그러한 발표가 2~3주 전에 있었다. 그 질문은 우리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물어본 것이 아니다.

-의사소통은 몇 분 정도 가능했나?
장: 잠깐 들어갔다가 나왔다. 가족들이 정확히 알 것이다.

-임종당시 호흡기를 뗀 사람은 누구인가?
장: 모르겠다. 기계 뗄 때는 밖에 있었다.

-35분에 심정지 했다는 발표는 잘못된 것인가?
최규헌 교수: 완전 심정지는 아니다. 사망에 이르기 전에 몇 십초 간 심전도 상의 심박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강심제 투여 때문에 일시 심전도가 평탄하다가 다시 회복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종 심정지 왔을 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미리 결정해 놓은 것인가 아니면 의학적 판단에 따른 것인가?

정남식 교수(이하 정): 심폐소생술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정해진 룰이 없다. 의학상식으로 볼 때 심폐소생술은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다. 김 전 대통령은 심폐소생술을 해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서 편안하게 가시는 길을 택했다.


-이희호 여사의 반응은 어땠나?
정: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이 여사의 오열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다.

-심폐소생술을 시도하지 않은 이유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봐야 하는가?
정: 그런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은 의미가 없고 편하게 가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봤다.

-의학적으로 모든 장기의 기능이 멈춰서 안 했다고 봐야하나?
정: 맞다

-언제부터 회복불가하다고 생각했나?
정: 의사로서 환자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장준: 운명 2시간 전부터 회생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심폐소생술이 도움이 안 된다고 봤다.

-다발성 장기부전증에 해당하는 장기는?
장: 폐와 혈액계통이다. 응고가 잘 안 되면서 출혈을 자주하는 골수와 혈액계통 간 등이다.

-신장 투석은 언제까지?
최: 혈압이 떨어지기 전 두 시간 전까지는 했었다.

-어떤 식으로 병원 팀을 운영했나?
정: 비상대기조를 운영해 24시간 지켜드리고 주치의뿐 아니라 여러 팀이 동원됐다. 간호사도 포함된 여러 팀이 돌아가면서 24시간 최선을 다했다.

-몇 사람 정도인가?
정: 13명이다. 주치의 3명 제외한 숫자다.

-마지막 임종이 편안했다는데?
정: 편안하게 가셨다.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 심장은 매우 튼튼하셨다 평소에 의사 말씀을 너무 잘 따랐다. 필요 없는 약, 진정되지 않는 약은 복용한 적이 없다. 의사가 처방한대로 식사법과 투병생활을 잘 따라줘서 폐렴만 아니었다면 오래 살았을 것이다.

그동안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폐렴으로 입원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결국 서거했다. 현대 의학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안타깝다.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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