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당분간 ‘먹구름’… 비핵화 고리로 대북 압박 강화할 듯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남북 당국 회담 무산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의 입김이 세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현재로선 남북이 다시 대화에 나서기까진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추가적인 회담 제의 가능성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류길재 장관은 12일 “앞으로 북한도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려면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북한은 3개월 만에 재개된 판문점 연락채널 통화에 12~13일 응하지 않았다. 따라서 남북이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당분간 냉각 국면에 들어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렇게 남북이 대화를 주도하지 못할 경우 한반도 주변국 특히 미국과 중국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미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공감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 역시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외교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고리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 우리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남북이 대화의 주체인 만큼, 냉각 국면을 오래 끌어가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냉각 국면이 길어질수록 미중의 입지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남북에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가 6월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오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미 북한이 중국과의 접촉 이후 남한과의 대화에 나섰던 만큼, 중국을 통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이 같이 함께 가야 하는 길을 제시하고 의연하고 차분하게 가겠다. 그 길로 북한이 준비가 되면 들어오면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남북 당사자 간에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중국의 이해에 따라 남북이 전략적 희생물이 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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