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거부하자 北 대표단 파견 보류”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12일 열기로 예정됐던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무산된 것은 6.15 공동선언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남북 회담의 최대 목적이 6.15 행사 남북 공동개최에 있었는데, 남측이 사실상 이를 거부하자 북한이 이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6.15 공동선언을 정치적 목적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 북한이 이번엔 오직 공동행사를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사실상 무산되자 북측이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6일 대화 제의 당시 “6.15 공동선언 13주년과 7.4 남북 공동성명 41주년을 남북 당국이 공동으로 기념하자”면서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이어 남북 실무접촉을 한 뒤 10일 내놓은 발표문에서도 6.15와 7.4기념 문제를 회담 의제로 거론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6.15 행사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접촉 이후 발표된 우리 측 발표문에도 6.15와 7.4 행사는 빠졌다. 이들 민간행사를 허용하는 문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5.24 대북제재 조치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점쳐졌다.

김 대표는 북측이 거론한 7.4 공동성명은 부수적인 것이고 북한의 본심은 6.15 공동선언 행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캐나다, 미국, 일본의 북한 교포들이 개성과 평양에 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6.15 행사를) 준비해왔고, 남측이 행사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북한의 해외 교포와 함께 6.15 행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대화 제의 시 이산가족상봉 제안으로) 패키지를 주면서 6.15 행사만은 관철시키려고 했는데, 안 되는 분위기였다”며 “(북한이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는 것은 행사를 따로 하겠다는 소리”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6.15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남한 내 대북 관련 단체 인사 2명이 방북 중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에서 온 2명과 교포들을 내세워 나름대로 민간 차원의 6.15 공동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의 회담 전망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6.15 공동행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급할 게 없는 북한은 여유 있게 갈 것”이라며 회담 자체의 무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