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옥미 기자] “이번 책은 단편 소설에 도전하고 있어요. 그동안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느라 글 쓰는 게 주춤했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해요.”

노숙 생활을 하던 중 2011년 서울시립 비전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한 ‘희망의 인문학’을 배우면서 글 쓰는 게 재밌어 책을 내게 된 안승갑(55) 작가의 말이다.

처음 쓰는 소설이라 준비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는 그는 서울시청 도서관에서 글을 쓰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의 남자, 인문학을 만나다’ 책을 쓸 때는 “내 이야기를 쓰다 보니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어요. 행복했던 순간을 글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또 글을 썼다는 성취감이 생겨 좋았고요.”

그러나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하는 그는 “힘들었던 얘기를 쓰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부분들을 생각할 때는 깊이 반성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속내를 전했다.

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헤어스타일도 짧게 바꿔 봤다며 “처음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그 마음을 항시 기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요즘 그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상담하며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길을 가다보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대부분이 ‘거리의 남자, 인문학을 만나다’의 독자들과 언론을 통해 내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이죠. 그들에게서 ‘어떻게 힘든 상황을 이겨냈는지 알고 싶다’고 연락이 와요.”

최근 그는 마음 한구석에 하나님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그는 어려서부터 신앙을 해왔다. 하지만 신앙을 하면서 교회 사람들에게 실망을 한 일이 있어 그 후로는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됐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믿은 그는 힘들 때마다 하나님을 갈망하는 마음을 떨쳐버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인문학을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은 제가 변했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노숙생활을 했던 때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만 진정한 삶의 변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으로 진정한 인간의 변화가 올 수도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인문학은 쉽게 말하면 하나님 없이 사람들끼리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지금 저는 신앙을 다시 찾으면서 내면적으로 완성된 삶을 영위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는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다”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신앙이든 글을 쓰는 일이든 꿋꿋이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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