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남북이 수석대표의 급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남북 당국 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11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으면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이날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당국자 5명을 구성, 북측과 명단을 교환했다. 북측에선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상급 주장)을 단장으로 5명의 대표로 구성해 우리 측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우리 통일부 장관에 상응하는 수석대표가 나와야 함을 분명하게 요구했음에도 북한은 비정상적인 관행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를 장관급이라고 하면서 통보해 왔다”면서 “오히려 우리 측에 부당한 주장을 철회하는 조건에서만 회담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측은 우리 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 당국 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써 엄중한 도발로 간주하고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하면서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당국에 있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입장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는 우리 국민의 상식과 국제적 기준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며 “북한이 그간 EU국가들과 대화를 개최했을 때 상대국의 격과 급을 맞춰온 관행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 해결할 수 있는 우리 측 당국자인 통일부 차관의 격을 문제 삼아 대화까지 거부하는 것은 사리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남북 당국 회담에 나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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