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청부업자를 동원해 자신을 입양해 키워준 어머니 유모(70) 씨의 유산을 노리고 청부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34)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한 이 씨로부터 의뢰를 받고 유 씨를 살해한 혐의의 박모(31), 전모(27) 씨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사설 경마에 빠져 어머니와 갈등을 겪기 시작했고 도박자금을 어머니에게 요구했으나 유 씨가 이를 거절하자 유산을 노리고 이와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갓난아이 시절 버려진 이 씨는 당시 철물점 주인이던 유 씨에게 발견됐다.
유 씨는 이혼 후에도 홀로 이 씨를 지극정성으로 길러냈고 그 결과 이 씨는 경쟁률이 높은 대학의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씨가 사설경마에 빠지면서 둘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됐고, 이를 보다 못한 유 씨는 여러 번 어머니 된 도리로서 자식을 꾸짖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 씨는 어머니에게 계속 도박 자금을 요구했고 이에 유 씨는 “경마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너에게 유산은 한 푼도 줄 수 없고 사회에 전부 기부하겠다”며 거절했다.
이후 이 씨는 PC방에서 청부살해범을 물색하고, 어머니를 살해하는 조건으로 1억 3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뒤 박 씨 일당에게 유 씨를 비닐로 질식사시킬 것을 요구했다.
유 씨가 박 씨 일당에게 살해당하자 이 씨는 아파트 예금·보험금을 포함해 약 20억 원을 물려받았고 거의 대부분을 경마장에서 날렸다.
유 씨의 범행 사실은 죽음에 의혹을 품고 있던 지인들로부터 제보를 받은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이 씨는 경찰서에서 “너무 잘 키워주셨는데,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