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2013 한-터 문화교류의 해’ 기념展

▲ 형태와 성격이 매우 유사한 한국의 보자기와 터키의 보흐차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전시된다. 한국보자기(위에 2개) 작품 ‘꽃잎물연속받침보(19세기)’와 ‘세모조각옷보’, 터키보자기(아래 2개) 작품 ‘조각 보흐차(재현작)’와 ‘새장무늬 보흐차(재현작)’ (사진제공: 한국자수박물관)

물건 싸는 보자기·보흐차
형태·쓰임·명칭까지 유사
한국 보자기 터키에 첫선
기념비적인 비교 전시
총 64점의 작품 선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우리는 물건을 싸서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네모지게 만든 작은 천을 ‘보자기라’고 부른다. 그런데 형제 국가인 터키에서도 네모 반듯한 천에 수를 놓은 ‘보흐차’라는 것이 있다.

터키의 보흐차도 물건을 싸서 보관하거나 전달할 때 사용되던 것으로, 정사각형의 직물이며 한국의 보자기와 쓰임이 매우 유사하다.

터키에서는 약혼식이나 결혼식에서 신랑이 신부에게, 신부가 신랑에게 보흐차에 예물을 싸서 전달하는 전통이 있다. 이런 면에서 보흐차는 혼례나 귀한 손님에게 선물을 전달할 때 사용되는 한국의 보자기와 기능적으로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보자기와 보흐차는 형태와 소재, 불리는 발음도 비슷하다. 터키의 보흐차는 보통 비단이나 면실유를 사용해 만든다. 만드는 방식에 따라 조각을 이어 붙인 ‘조각 보흐차’, 색색의 자수로 모양을 낸 ‘자수 보흐차’ 등으로 나뉘는데, 역시 한국의 보자기와 매우 흡사하다.

이렇게 기능적인 면과 모양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면까지 비슷한 보자기와 보흐차는 한국과 터키가 오랜 역사 전에 어깨를 나란히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보자기는 자수의 형태나 색감으로 볼 때 단아하고 소박한 느낌이고 보흐차는 화려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는 각 나라의 특징이 보자기와 보흐차라는 공동의 큰 틀 안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이다.

유사한 형태와 성격을 지닌 보자기와 보흐차가 한자리에 전시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자수박물관(관장 허동화)이 12일부터 7월 27일까지 터키 앙카라에 소재한 국립회화건축박물관에서 ‘보흐차와 보자기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터키 ‘보흐차’와 한국 ‘보자기’를 전시한다.

전시는 주터키 한국문화원과 한국자수박물관, 터키문화관광부 및 앙카라 올군라쉬마 직업학교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특별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보흐차와 보자기의 유사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로, 한국의 보자기가 처음으로 터키에 소개되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자수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44점의 유물과 앙카라 올군라쉬마에서 소장하고 있는 12점의 유물 및 현대에 제작한 보자기 작품 8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국자수박물관 전시 관계자는 “30여 년간 전 세계 유명한 박물관에서 보자기와 자수전을 개최해 왔지만, 이번 전시처럼 터키와 한국의 보자기를 함께 비교․전시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또 ‘보흐차와 보자기의 만남’ 한국-터키 공동 전시와 더불어 13일부터 7월 27일까지 앙카라 주터키한국문화원 전시실에서는 ‘생명의 연장’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의 직물화 개인전도 열린다. 30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보자기를 오랜 시간 수집해온 허 관장이 만든 직물화 작품과 새로운 신작인 소반화가 함께 전시된다. 작품 대부분은 쓰임을 다한 옷감이나 소반에 생명을 불어넣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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