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1980년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에서는 참석 목회자들이 군부 세력을 찬양하는 기도를 했다. (자료출처: 기독교방송 방송화면 캡처)

▶ [한기총의 정체-1]편에 이어서

한기총의 정치성은 그 태생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정치세력을 등에 업고 막대한 권력을 행사했던 목회자들이 한기총 설립의 장본인들이었기 때문이다. 한기총의 설립도 교회의 본질인 성경과는 무관했다.

◆한기총 설립 기여 목회자들, 전두환 군부세력 ‘찬양’
이들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 정치적 성향이 증명된다. 전 국민을 분노케 했던 대표적인 사건이 1980년 8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이다. 이 조찬기도회는 KBS와 MBC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당시 성결교 증경총회장 정진경(신촌성결교회) 목사는 전두환 위원장을 위한 기도에서 “이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직책을 맡아서 사회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악을 제거하고 정화할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온 국민이 바라는 남북통일과 국가의 번영 그리고 민주화실현에 크게 공헌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게 해달다”고 기도했다.

이 조찬기도회는 같은 교단 목회자 사이에서도 큰 반감을 일으켰고, 1993년 9월 20일 같은 성결교 소속 23명 목사들은 정 목사와 함께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한경직, 정진경, 문만필, 조향록, 강신명 목사 등 23명을 반란방조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당시 성결교 측 목사들이 설립한 ‘한나라선교회’ 회장 이선교 목사는 고발장을 통해 “불의에 항거할 사명을 지는 목사들이 오히려 기도회를 통해 전두환 소장을 고무 찬양, 격려하고 군부만행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당화해줌으로써 전 소장이 정권을 찬탈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법적인 처벌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때 이선교 목사가 언론에 낸 성명서에 따르면 정진경 목사는 당시 전두환 위원장과 같이 근무하던 보안사령부 군목사인 문만필 목사에 의해 국보위 종교담당위원에 선임됐다.

국보위는 유신체제 붕괴로 생긴 권력의 공백기를 틈타 12.12 쿠테타를 일으켜 세력을 키운 신군부세력이 국정 전반에 대한 실권을 장악하기 위해 1980년 5월 31일 설치했다.

상임위원장 전두환을 중심으로 하는 신군부 강경세력으로 구성돼 ‘최고군사회의’ 성격을 가졌다. 국보위는 국정 전반에 걸쳐 통제기능을 하는 등 제반 업무를 분담했다. 특히 광범위한 공직자 숙정을 단행했으며, 삼청교육대 등을 통해 사회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당시 ‘정화’ 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종교정화 활동도 함께 진행됐다.

당시 조찬기도회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대부분 한기총 초기 설립 주축이 됐다. 한경직 목사가 한기총의 대표회장을 맡았으며 정진경, 조향록 목사 등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정 목사는 한기총 제2대 대표회장을 역임했다.

▶ [한기총의 정체-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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