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의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의제 제시

[천지일보=명승일·임문식 기자] 팽팽한 대치전선을 형성해 왔던 남북관계의 대화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북한이 6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를 당국회담을 제의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특별담화문에서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면서 “회담에서 필요하다면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장소와 시일에 대해선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간 북한이 민간단체와의 접촉에 무게를 실었던 것과 달리,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왔다는 평가다.

북한은 6.15공동선언과 7.4공동성명 발표를 기념하는 행사도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대변인은 “북과 남 민간단체들과 함께 당국의 참가 하에 6.15공동선언과 7.4공동성명 발표일을 공동으로 기념하면 의의가 클 것이며 북남관계 개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또한 “북남 당국 회담과 남조선 기업가들의 개성공업지구 및 금강산 방문, 민족공동행사 등을 보장하고 북남 사이의 현안문제들을 원활히 풀어나가기 위해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제의에 호응해 나오는 즉시 판문점적십자 연락통로를 다시 여는 문제를 비롯한 통신, 연락과 관련한 제반 조치들이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회담 제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남북 당국 간 회담이 그동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발표해 왔던 남북 간 신뢰를 쌓아나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회담의 시기와 의제 등은 추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회담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주무부처를 중심으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7∼8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제의를 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회담 제의를 함으로써 남북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대화와 비핵화를 강조한 중국 측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큰 틀에서 보면 우리의 대화 제의에 대한 북한의 호응”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이와 함께 최룡해 북한 특사가 중국 방문 시 언급했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이행 조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키려는 분위기 조성 등을 대화 제의의 배경으로 꼽았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나 미국이 지금처럼 전제조건을 걸어놓고 대화하지 않고, 처벌하는 방향으로만 가면 한반도 대화 정치에서 수동적인 입장에 처하게 된다”면서 “남북 간에 민족화해, 평화정착, 통일이라는 3대 가치를 계속 추구해 가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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