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영 동국대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박선영 교수, 이틀에 걸쳐 강제 북송 탈북 청소년 편지·육성·사진 공개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어떻게든 우리 아이들 살려야죠.”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학교 법대 박선영 교수 연구실 안. 강제 북송된 탈북 청소년의 사진과 음성, 손카드(편지)를 지난 4일부터 이틀에 걸쳐 언론에 공개한 박선영 전 의원의 입술이 바짝 타들어 갔다.

박 교수가 중국 안가에 머물던 탈북 청소년의 모습을 연이어 공개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이들이 인신매매 당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박 교수는 “인신매매를 당했다면 감금, 성적 착취, 폭행 등의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보다시피 (사진과 육성, 카드에서)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지 않냐”면서 “공개한 사진 등은 가장 최근 것이다. 아이들이 (중국 안가를)떠나기 직전에 마지막 봄을 즐기는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년 4개월 정도 이 안가에 머물렀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탈북 청소년들이 장기·물놀이·생일파티 하는 모습, 만두를 빚는 모습,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 등이 담겼다.

자신이 태어난 날조차 모르던 탈북 청소년들은 안가에 처음 온 날을 생일로 정하고 이날을 기념해 파티를 해왔다. 박 교수는 “대부분이 자기 생일이나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고 심지어는 자기 이름조차 모르는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공개된 카드에는 이들 탈북 청소년들이 선교사 부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한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지난 성탄절에 쓴 이 편지에는 “사랑하는 아빠 엄마, 지금까지 3년 내내 저희와 함께 있어 주셔서 감사해요. 정말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카드는 탈북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사진을 이곳저곳에 오려 붙인 뒤 롤링페이퍼 식으로 후원자에게 쓴 글이다. 박 교수는 “안가에 처음 왔을 때 3명 빼고는 글자를 몰랐다”면서 “오히려 늦게 배운 아이들이 글씨를 또박또박 예쁘게 써서 놀랐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신매매가 아니라는 증거를 정말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언론이 계속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보도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뒤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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