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통로로 교육·정보 공유하면 평화·관용 이뤄져”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숨죽여 있던 이집트의 젊은이들을 행동하는 젊은이로 만든 청년. 30년 독재라는 긴 굴레를 18일 만에 무너뜨리고 ‘이집트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청년.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이 모든 걸 가능케 함으로써 이집트에 평화의 씨앗을 뿌린 주인공 ‘와엘 고님(Weal Ghonim)’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26일 ‘스마트세계평화포럼2013’ 참여차 한국에 온 그를 만나 ‘세계평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와엘 고님은 이집트 혁명 당시를 회고하며 이미 자유와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도구가 주어졌다고 확신했다. 바로 ‘IT·인터넷’이다. 이제는 이 도구를 이용해 세계의 모든 사람이 서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교육’함으로써 오해와 갈등 대신 이해와 관용, 평화를 이룰 과제만이 남아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그는 사람들에게 동등한 교육이 제공될 수 있도록 이집트어로 교육을 지원하는 네바닷 파운데이션(Nabadat Foundation)이라는 NGO 단체를 설립, 운영에 전념하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혁명이 끝난 후 현재 이집트의 상황은 어떠한가.
현재 힘들고 중요한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민주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으며 아직도 민주주의를 이뤄나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젊은 청년들에 의해 많이 바뀌고 있다.
― 이집트 혁명에서 본인의 역할을 정의한다면.
나는 ‘키보드 자유 투사’다. 혹자는 영웅이라 부르지만 그렇게 불리길 원치 않는다. 나도 다른 이집트인들과 같이 자유·민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사람의 하나일 뿐이다.
― 세계평화의 도구로서 IT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세계평화를 위한 도구를 찾고 있었는데 우리는 도구를 찾은 것 같다. 이집트에는 ‘사람들의 적은 무지(無知)’라는 속담이 있다. IT를 통해 우리는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집트 혁명의 성공을 청년들이 주도했던 것처럼 세계평화 역시 청년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보는가.
그렇다. 이집트는 인구의 60% 이상이 30세 미만인 아주 젊은 나라다. 이런 젊은 청년들이 앞장섰기에 우리의 혁명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앞으로도 정치나 다른 분야에서 청년들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 나 또한 이같이 평화와 자유를 위해 일하는 젊은 사람들과 많은 일을 하고 싶다.
― 통일과 세계평화를 이루기 위한 IT와 청년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정리한다면.
IT는 ‘지식을 나눌 수 있는 툴’로 이용돼야 한다. 5%의 지식이 95%를 컨트롤하는 게 아니고 모든 사람이 서로 지식을 공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단 IT는 부정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닌 ‘긍정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툴로 움직여져야 한다.
청년들은 습관이 중요하다. 20년 전과 달리 지금은 인터넷, SNS 등 IT 기술이 있다. 지금의 청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휴대폰이 있는 세상에서 태어난다. 때문에 IT를 다루는 습관을 잘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인터넷 정보를 컨트롤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접할 수 있어 긍정적인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
― 포럼 이후 세계평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이집트 혁명 이후 나는 이집트의 교육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지금의 나일 수 있었던 건 교육을 잘 받았고 대기업에 다니고 해외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많은 이집트인은 그럴 기회가 없다.
때문에 나는 내가 가진 지식을 교육으로써 이집트인과 나눠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 교육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수록 서로의 차이를 알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이 관용과 평화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현재 교육체계를 대체하는 대체 수단이 아닌 보완수단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