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란 발리 UN-URI 국제의장

▲ 종파를 초월한 평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키란 발리(Kiran Bali) UN NGO URI(United Religions Initiative) 국제의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종교가 원하는 것은 ‘평화’… 진정한 종교인 돼야”
힌두&청년 리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평화대사로 임명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전 세계 4200여 개에 달하는 종교. 종교 간 갈등은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갈등이 없는 종교를 바라는 것은 꿈에 불과한 것일까. 이 물음에 해답을 제시하는 이가 있다. 바로 키란 발리(Kiran Bali) UN NGO URI(United Religions Initiative) 국제의장이다.

그는 세계인의 종교는 다르지만 종교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치인 ‘평화’와 ‘사랑’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키란 발리 국제의장은 종파를 초월한 평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URI의 유럽집행위원이다. 세계적으로 젊은 평화 리더들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 시대에 발발하고 있는 여러 분쟁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문화 간 이해를 증진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평화대사로 임명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현재 어떤 활동을 주로 하는가.

다양한 종교단체들과 연합해 종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다. 종교 때문에 분쟁을 한다는 것은 서로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니겠는가.

- 종교 교육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나.

여러 종교를 공부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면 상대의 종교도 이해해야 한다. 힌두교 신앙을 하며 어렸을 때부터 종교차별을 겪었다. 이 때문에 종교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르치기 위해 먼저는 내가 종교를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가 다른 종교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각 종교에서 추구하는 공통된 가치(사랑, 평화 등)를 모아 더 큰 일을 하고 싶다. 지역을 벗어나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종교 화합을 바란다.

- UN-URI는 종교인들로만 구성돼 있는가.

설문조사 결과 70%가 종교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종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 많은 사람이 종교를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보겠다. 내가 힌두교인인데 힌두교의 경서대로 생활하지 않는다면 힌두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 사람들이 경서대로 신앙을 하지 않는다고 보는가.

자기 종교를 위해서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경서를 보면 폭력을 사용하지 말고 평화를 위해서 일하라고 했다. 사람들이 자기가 종교인이라고 말하지만 행동을 보면 종교인이 아닌 것 같다.

- 경서대로 신앙을 하면 종교 평화가 온다는 뜻인가.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종교가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다. 경서에서는 전쟁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종교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종교를 이용한 것이다. 종교를 이용해서 전쟁이 괜찮다고 생각하게 한 것이다. 경서대로 살면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다.

- 인터넷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무차별 비방이 난무하다.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런 댓글을 달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사용 가이드라인이 각 나라에 필요하다고 본다. 댓글 때문에 폭력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 종교가 하나 될 수 있는 방법은.

많은 종교가 있지만 공통된 가치관 즉 ‘사랑’ ‘평화’ 등을 찾아서 추구한다면 하나로 이을 수 있을 것이다.

- ‘스마트세계평화포럼2013’에서도 각 종교가 서로 ‘평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말만 ‘평화’를 논할 게 아니라 행동에 옮길 때가 됐다는 것이다. 행동에 옮기는 게 어렵지만 이제는 때가 왔다. 많은 컨퍼런스, 세미나, 포럼을 다녀왔다. 그러나 행사가 종료되면 모든 게 다 끝이 났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제는 후속으로 이어서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여성 종교인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종교단체의 장은 대부분 남성이다. 여성은 숫자가 동등하거나 더 많음에도 조용히 신앙하고 있다.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성평등이 이뤄지고 있는 오늘날 종교계만 뒤처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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