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력경보 ‘관심’ 발령 예상

▲ 불량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가동을 멈춘 신고리원전 2호기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올여름 전력수급 위기가 눈앞에 닥친 가운데 정부가 31일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는데다 불량부품 건으로 가동을 멈춘 원전이 추가돼,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불량부품 파문으로 지난 28일 가동 중단이 추가 결정된 원자력발전소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2곳이다. 국내 23개 원전 가운데 10곳이 멈춰선 것으로 올여름 전력 부족의 영향을 ‘절전’으로만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10곳의 가동중단으로 차질을 빚는 발전 용량은 771만㎾. 국내 원전 발전 용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그러나 올여름 전력수요는 지난해 여름보다 약 200만㎾ 늘어나 전력 대란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에 한진현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 수급 비상대책본부를 꾸렸다. 이와 함께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 기간은 9월 말까지로 정했다. 한 차관은 당장 다음 달인 6월부터 비상상황이 발생해 한여름인 8월에는 초유의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30일 전력거래소는 기온이 최고 3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전력경보 ‘관심’ 단계 발령을 예보하고 있다. 이날 최대전력은 6320만㎾까지 오르고 예비전력이 354만㎾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기를 넘기는 구체적 대책으로는 작년과 같이 산업계와 일반 가정에 절전을 호소하고 전력 사용을 감소․분산하는 방법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예고제와 지정기간 수요조정, 피크 요금제와 의무감축, 휴가 분산, 에너지 과소비 단속 등이 그것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31일 하계 전력수급 상황을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절전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전력 전력구입처는 29일 전력분석시스템을 통한 결과를 발표하고 신고리 1․2호, 신월성 1호기 등 100만㎾급 원전 3기가 6개월 동안 정지할 경우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무려 2조 원 넘게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원래 예정된 원전의 예방정비 기간을 모두 제외한 수치다.

이렇게 원전이 하루 한 기만 운행을 멈춰도, 상대적으로 값비싼 다른 발전원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들여야 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하루 10억 원씩 매출 손실을 보게 된다. 불량부품을 교체하는 데 최소 4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6개월간 2조 400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곧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상승을 불러오고 전력 소비자에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비난을 낳고 있다.

원전부품 교체만 해도 수백억 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이번 적발된 불량부품은 원자로를 냉각시키고 방사능 유출을 막도록 신호를 보내는 제어 케이블로 핵심 안전 설비로 분류된다. 이밖에도 국민들이 겪는 불편과 산업계가 겪는 생산차질 등을 고려하면 실제 경제적 손실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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