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최고 존엄이라는 말은 북한식 신조어이다. 한때 김정일을 지칭하다가 요즈음은 김정은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최고 존엄이라는 표현에는 존경심과 경외심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즈음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나타내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김정은은 북한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이지만 그가 인민에 의해서 선택을 받았다기보다는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권력인 것을 세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최고 지도자가 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에 의해 물려받은 김정은을 놓고 양자비교를 한다면 누가 더 최고 존엄에 가까울까?

박근혜 대통령을 괴뢰 대통령이라 칭하고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망발’ ‘요사스런 언행’ ‘악담질’이라고 원색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북한의 군사위원회 정책국은 북한정권의 공식적인 기구라고 보인다. 대변인 논평으로 한 것이니 개인이 실수했다고는 볼 수 없다. 북한정권이 대한민국의 최고 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대해서 역도라느니 괴뢰패당이니 괴수니 하면서 모독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런 못된 버릇을 그대로 방치해두고서는 남북대화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부당국자는 북한의 지도자의 이름을 그냥 부르지 말고 공식적인 호칭으로 불러야 한다는 야당의원의 주문도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인격을 존중해주고 있는데 북한정권은 우리 대통령에 대해서 괴뢰대통령이라고 하니 기본예절도 없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이 세습독재자에게 이름만 부르든 비아냥을 하든 그것은 완전한 국민의 자유이다. 필자가 김정은이라고 부른다고 나에게 김정은 지도자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북한은 대한민국에 대하여 최고 존엄을 모독하지 말라고 강요하면서 저희들은 대한민국의 최고 존엄을 함부로 모독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희들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우리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식 직함을 쓰고 저희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하고 비하하는 버릇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고쳐놓아야 할 것이다.

적대적인 관계에 있거나 전쟁을 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다. 철천지원수의 관계에 있었던 대한민국과 북한이 우호적인 관계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에는 대한민국이 인내심을 발휘한 결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전략을 구사했다면 북한에 대해서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고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 되었을 것이다.

북한의 비위를 맞추려는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의 노력이 비굴하게 느껴지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에 대해서 현금지원과 현물지원을 하면서 좋은 관계를 억지로라도 이끌어왔던 것이 통탄스럽다. 천안함을 격침시키고 연평도를 포격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인명을 살상한 북한 정권에 대해서 비위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

북한의 성명이 나오면 우리 정부도 격에 맞는 특정기관의 대변인이 나서서 맞대응을 해야 한다. 억지주장을 하면 강력하게 꾸짖고 듣지 않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독하면 어떠한 원조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감히 모독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것과 같다.

수백만 명을 굶겨 죽이고 재판 없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고 가 인간말종의 고문과 폭력으로 인민들을 학살하는 정권의 수장에 대해서 비판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은 김씨 세습독재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기소돼야 할 문제이다. 북한의 지도층이나 대한민국의 정치인들 중에도 공동정범의 죄명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

일본의 수상이 우리 대통령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보였다면 일본에 전쟁이라도 선포할 정도로 극한 감정을 표출하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관대하기 짝이 없다. 국격이 훼손당하고 대통령이 모욕을 당해도 참아야하고 대꾸도 못한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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