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교 최근덕 성균관장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성균관, 빠른 시일 내 정상화 대책 마련
비대위 “깨끗한 유림조직으로 거듭나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유교(유림)는 최근덕 성균관장이 국가보조금 횡령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함에 따라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최 관장은 성균관장, 재단법인 성균관 이사장 등 일체의 직책에서 물러났다.

최 관장은 1997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자문위원, 학교법인 호서학원 이사장, 유교학회 이사장, 유교학술원장,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대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명예회장 등을 맡아 왔다.

수장을 잃은 성균관은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어약 수석부관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대책마련을 찾는 가운데 조만간 향후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망된다.

성균관 측은 “최 관장의 구속 직후 직무대행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최 관장이 사임했기에 어약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성균관 내부에서도 운영시스템에 관해 우려를 내비쳐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5년 넘게 관장직을 수행한 최 관장에 대한 내부 불만도 없지 않았다.

그는 1994년 처음 성균관 관장 자리에 앉았다. 최 관장은 1994~1998년, 2003년부터 최근까지 15년 넘게 유교를 이끌어왔다. 그는 유교의 현대화 작업에 앞장섰다는 공은 인정받았지만 유림의 위상과 역할을 축소시켰다는 비판도 많다. 최 관장을 둘러싸고 성균관 내부에서의 잡음과 갈등 등이 제기되며 그는 수차례 고발을 당했고 결국 구속되는 사태를 맞았다.

유림들 사이에서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유림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성균관 정화·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성균관을 민주적이고 깨끗한 유림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균관 관계자는 “전국 유림을 상대로 총회를 열고 (이번 성균관장 구속 사태) 이후의 행동들을 결정할 예정”이며 “관장 추대위가 관장을 뽑도록 하는 성균관 장정과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편 유교는 성균관을 비롯한 전국 총 234개의 지방 향교를 운영하고 있다. 유교는 향교를 중심으로 지방 유림이 형성돼 있다. 향교는 유림에서 선출 또는 추대된 전교(典校)를 중심으로 장의, 교수 등이 맡는다. 재산관리는 별도의 기관에서 한다. 재정 부분에 대해서는 전국 16개 도에 설치된 향교재단이 하고 있다. 전교나 지방 유림 단체가 임의로 공금을 유용 못하도록 만든 견제 장치다.

유교를 대표하는 성균관도 재단법인 성균관이 따로 있다. 성균관장은 유림 조직을 이끄는 지도의 역할을 할 뿐, 재산 관리는 법인에서 맡고 있다. 최근덕 관장은 재단법인 이사장까지 맡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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