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산서원(사진제공: 경주시)

제향의 준비와 진행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제향의 준비와 진행은 원장이 책임지고 하는 게 원칙이었다. 제향의례일이 다가오면 서원에서는 원장과 유사 등 원임과 유생들이 모여 당회를 열었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제관을 정하는 일이다.

제관은 헌관과 집사인데 헌관은 서원에 모셔진 선현들에게 잔을 올리는 제관 곧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으로 구분한다. 초헌관은 수령이 담당하도록 했지만 대개는 원장이 맡는 것이 보통이다. 아헌관과 종헌관은 고을 내 유력한 양반이 담당했다.

집사는 헌관을 도와 제례를 원만하게 진행토록 보조하는 하급 제관으로 직책에 따라 상급집사와 하급집사로 나눌 수 있다.

상급집사는 양반유생들이 맡으며 제례의 진행과 관련된 일을 담당했고, 하급집사는 액내원생(하급집사를 담당하는 원생)이 맡으며 제향에 쓸 제복, 제기, 제수 준비, 참석인사 안내 등 낮은 일을 담당했다.

원칙적으로 향교와 사액서원에 국한해서 지급된 제수는 제향 하루 전 원임이 노비들을 거느리고 관아에 가서 제물을 받아오면 헌관과 집사들이 서원 문밖에서 도열해 맞이했다.

제향은 모든 절차가 예(禮)에 어긋남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집례(執禮)가 창을 하면 그에 따라 제관들이 질서 있고 경건하게 움직이며 진행된다. 계단을 오를 때도 왼발부터 디디며 한 계단씩 올라간다. 사당의 중문은 신도(神道)로 여겨 제물과 제주가 드나드는 경우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항상 동문으로 들어가 서문으로 나온다.

서원마다 제향절차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분향례(焚香禮), 전폐례(奠幣禮), 삼헌례(三獻禮), 음복수조례(飮福受胙禮), 망료례(望燎禮)로 이뤄진다. 분향을 하여 혼을 부르고 폐백을 드리는 예를 행한 다음 술잔을 세 차례 올리는데 초헌 즉 첫 잔을 올리고 나서 축문을 읽는다.

아헌과 종헌이 끝나면 초헌관이 제물로 술과 고기 일부를 맛보아 복을 받은 다음 축문을 태우면 제사의 주요절차가 끝난다.

제례를 끝마친 뒤 헌관과 집사는 물론 원임, 유생들이 서원에 모여 앉아 음복을 하고 제수를 나눠 가졌다. 이를 복주(福酒)라고 한다. 이어 유회를 열어 서원과 고을의 여러 가지 일을 논의했다.

원임 선출, 유생으로 받아들일 사람의 추천과 결정, 서원 건물의 수리와 중건 문제 등. 그 밖에 유림 사회에 현안이 될 만한 정치적인 문제, 윤리와 관련된 포상과 처벌 등을 결정하기도 했다.

▶ (2)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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