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발생부터 경찰조사‧언론보도 행태 비슷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이번 ‘중계동 납치사건’은 지난해 발생한 ‘전남대 납치사건’과 비슷하다. 사건발생부터 경찰조사‧언론보도 행태까지 많은 부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간별로 사건을 재구성한 사건일지를 비교해본다.
 

중계동 납치사건 일지

▲2013.5.15 밤 10시 50분께 대학생 A(23, 여)씨의 어머니가 친척들과 함께 목회자 상담 명목으로 딸을 차에 태워 납치 시도.

▲2013.5.15 밤 10시 55분께 차에 타지 않겠다는 A씨와 태우려는 어머니 등 가족들이 실랑이. 이 과정에서 A씨 “살려달라” 외침.

▲2013.5.15 밤 10시 55분께 A씨가 외치는 소리를 들은 주민과 경비원이 출발하려는 차를 막으려 했지만 막지 못함. 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트위터에 ‘중계동 납치사건’ 글이 16일 새벽 올라옴).

▲2013.5.15 밤 11시께 경비원이 아파트 전체에 ‘납치사건이 발생했으니 자녀들이 안전한지 확인해 달라’는 안내방송 내보냄.

▲2013.5.15 밤 11시께 경찰 도착. 주민의 증언과 블랙박스, 폐쇄회로(CC)TV 등 조사해 납치자가 A씨 가족임을 확인함(16일 새벽).

▲2013.5.16 새벽 경찰이 A씨 어머니에게 전화함. 경찰은 A씨와 직접 통화하지 않고 어머니의 말을 듣고 A씨가 경기도 의정부시 이모집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

▲2013.5.16 새벽 5시께 경찰은 경기도 의정부시 이모집으로 이동해 A씨와 가족‧친척 7명이 함께 있음을 확인하고 신원조회(사건 당사자)함. 경찰은 A씨가 “가족과 함께 있기 싫다”고 했으나 다른 가족들이 책임지겠다고 하자 사건 종결 처리.

▲2013.5.16 사건을 정확하게 취재하지 않은 언론들은 부모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딸을 구출하려다 벌어진 단순 해프닝이었다고 보도함. ‘중계동 납치사건’이라는 키워드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이슈가 됨.
 

전남대 납치사건 일지

▲2012.7.13 오후 5시 20분께 전남대 앞에서 건장한 남성 3명이 피해자 임정희(가명, 22, 여) 씨를 강제로 차에 태움.

▲2012.7.13 오후 5시 25분께 임 씨가 “살려주세요”라고 구조를 요청하자 시민들이 달려들었지만 괴한들이 제지하는 시민까지 뿌리침.

▲2012.7.13 오후 5시 30분께 괴한들은 임 씨의 머리채를 잡고 강제로 차에 태워 달아남.

▲2012.7.13 오후 5시 30분께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용의자 차량 추적함.

▲2012.7.13 오후 6시께 피해자 차량 이동 중에도 폭언‧폭행을 당함.

▲2012.7.13 오후 6시께 경찰 용의자 차량 발견. 경찰은 전화로 차 안에 피해자가 있음을 확인함.

▲2012.7.13 가해자 정읍 도착해 임 씨 감금. 순천 경찰은 임 씨와 통화함. 당시 임 씨는 경찰에게 나가고 싶다고 의사를 밝힘. 경찰은 종교에 빠져 학업을 포기하고 가출해 딸을 데려간다는 부모의 말만 듣고 임 씨의 의사를 묵인하고 사건을 마무리함.

▲2012.7.15 3자 확인 절차 없이 취재한 언론들은 부모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딸을 구출하려다 벌어진 일이었다고 보도함. ‘전남대 납치사건’이라는 키워드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이슈가 됨.

▲2012.7.20 오전 임 씨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서 ‘전남대 납치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의 사실 미확인 보도에 대해 지적하고 경찰의 재수사를 촉구함.

 

 

 ▶[중계동 납치사건⑥]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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