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개신교·천주교 등 친분‘ 마당발 스님’

▲  태고종 법현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재래시장 한복판에 태고종 ‘열린 선원’ 8년
성탄절엔 찬송가도… 깨달음 나누고 싶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제가 예수님이나 부처님이었다면 굳이 종교 간의 평화를 이루려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므로 목사님과 신부님께 자문을 구하고, 더 좋은 방법을 배우면서 친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에 위치한 ‘열린선원’에서 만난 태고종 법현스님은 일명 ‘마당발 스님’으로 통한다.

태고종 안에서뿐만 아니라 조계종과 다른 불교종단과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민족종교 인사까지도 폭넓게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그의 시장 속 포교처인 ‘열린선원’처럼 ‘열린 스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교 간 교류와 화합에 능통한 법현스님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웃종교화합주간의 이웃종교스테이(기독교·불교·원불교 등을 직접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를 기획하기도 했다.

옆 종교의 최대 경축일인 성탄절에도 법현스님은 함께한다. 그는 “크리스마스면 법당 안에서 손뼉도 치고 찬송가도 한번씩 불러본다”며 “기독교인들처럼 기쁘지는 않겠지만 생각해보면 안 기쁜 이유도 없다”며 웃었다.

그가 이처럼 이웃 종교를 이해하고자하는 이유는 2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는 ‘내가 부족하니 남의 좋은 것을 얻기 위함’이다.

법현스님은 “내가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 목사님과 신부님께 자문을 구하는 것”이라며 “그분들에게 배울 것들을 찾다 보니 친하게 된다. 배우러 가는 사람이 공손할 수밖에 없지 않나, 내가 공손히 대하면 상대방도 친절히 맞아준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의 지적 능력은 한계가 있다”며 “이웃종교스테이가 필요한 이유도 내가 겪은 경험만이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자신의 종교에서 좋은 것들을 공유해야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웃종교와 친분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는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는 불교의 ‘연기’와 ‘무아’에 따라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법현스님은 먼저 “불교는 앎의 종교”라고 전제를 뒀다. 너와 내가 같음을 알게 되면 상대방을 나만큼 사랑하게 되고, 이로써 모든 종교가 통한다는 것이다.

▶ [태고종 법현스님②]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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