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프란치스코.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적으로 ‘돈에 대한 숭배’와 ‘시장의 압제’가 행해지고 있다며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고향은 16일(현지시간) 바티칸을 방문한 세계 각국 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세계 금융위기 상황과 관련 “윤리적 방식의 금융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이후 자유시장 경제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에도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로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교황은 “우리는 새로운 우상을 만들어 냈다”며 “금송아지에게 예배한 (성경 속) 일화는 어떤 인간적 목표나 주체성도 없는 ‘돈에 대한 숭배’와 ‘경제의 독재’ 속에서 새롭고 비정하게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인간 존재는 쓰고 내버려도 될 소비재로 여겨진다”며 “빈자의 소중한 재산인 연대(solidarity)는 금융과 경제의 논리에 반하는 비생산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소수 사람의 소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다수는 무너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교황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이런 불균형은 시장의 무제한적 자율성과 투기적 금융을 떠받치며 국가의 통제권을 부정하는 이데올로기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새로운 압제(tyranny) 체제가 확립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황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부패와 조세 회피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태도 뒤에는 윤리를 거부하고, 나아가 신을 거부하는 태도가 숨겨져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윤리적 방식의 금융 개혁을 통해 모든 이들을 이롭게 할 경제적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돈은 우리를 섬겨야지 스스로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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