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아내의 시 <희망>을 읊조리며 한한국은 또 한 번 전율을 느꼈다. 아무리 부부는 일심동체라지만 어쩌면 이렇게 작품의 제목과 안성맞춤인 시를 써낸단 말인가? 한한국은 이 시를 <희망 대한민국> 지도의 마지막에 위치한 제주도에 담아 그 의미를 더했다.

한한국은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그렸지만 이번 <희망 대한민국>이야말로 어쩌면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위대한 걸작이 될 것 같은 예감에 빠졌다. 심지어 이 작품을 완성하기 전까진 죽을 수도 없다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한다.

“윤 시인, 머리띠 좀 가져다줘요!”

7m의 한지를 펼쳐놓고 ‘희망 대한민국’이란 휘호를 쓰기에 앞서 한한국이 비장한 어조로 부탁했다. 그는 작업을 시작할 때면 언제나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던 열사처럼 머리에 흰 무명띠를 두르고 작업하는 습관이 있었다.

“자요, 여기 있어요. 그 한지 한 장 값이 천만 원이나 하니, 단 한 번에 휘호에 성공해야 해요.”

가슴을 졸이며 윤 시인이 말했다.

“걱정 말아요! 이미 머릿속으로 수천 번을 썼고 연습도 충분히 해 두었으니.”

이윽고 그가 여러 개의 붓을 묶어 마치 검은 횃불 같은 붓 끝으로 희 자(字)의 ‘흐’를 먼저 쓴 다음에 ‘ㅣ’를 내려 긋기 시작했다. 한한국은 광화문에서 칼을 차고 우뚝 서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계신 이순신 장군을 선봉으로 삼고자, 모음 ‘ㅣ’에 그 모습을 형상화하려고 했다. 그 순간 신비롭게도 여러 개의 붓털이 좌우로 쫙 갈라지면서 정확히 이순신 장군의 동상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여보, 이건 글씨가 아니라 그림이네요! 세상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나타나다니!”

작업을 지켜보던 아내도 크게 놀라며 기뻐했다.

연이어 한한국은 아내의 응원 속에서 ‘희망 대한민국’의 여섯 글자를 전후좌우로 돌려서 마음속으로 가늠하는 우리나라 한반도 지도 위에 써 내려갔다. 자칫 한 획이라도 실패하는 날엔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한한국은 계속해서 기적 같은 작업을 해내고 있었다.

‘희망 대한민국’의 마지막 글자인 국 자(字)의 첫 ‘ㄱ’에 나를 낮추어 상대방을 배려할 때 비로소 하나, 화합, 함께, 통일이 된다는 의미를 담아 허리를 굽힌 사람을 형상화해 낸 것이다.

“윤 시인, 어때요? 압록강 하구의 만주 벌판에서 시작하여 백두대간을 거쳐 영일만까지 뻗어 내린 <희망 대한민국>의 제호가 정말 웅장하지 않소?”

“네! 정말 삼천 리 금수강산의 기상이 모두 서려 있는 것 같아요!”

한한국·이은집 공저

▲ 최초의 ‘희망대한민국’ 대작 (7m X 4m50㎝ 제1회 대한민국기록문화대상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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