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승려 오타니 탐험대 20세기 초 수집

▲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중앙아시아 유물을 소개하는 첫 번째 자료집 ‘중앙아시아 종교 회화 편’을 발간했다. 사진은 베제클리크 석굴 제15굴 서원화 단편.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기존 컬렉션보다 대형… 대부분 ‘불화’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중앙아시아 유물을 소개하는 첫 번째 자료집이 발간됐다.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이 발간한 ‘중앙아시아 종교 회화 편’은 일제강점기 자료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이들 유물을 주제별로 소개하는 첫 번째 자료집이다. 자료집은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앙아시아 유물은 20세기 초 일본 승려 오타니 고즈이(1876~1948)가 조직한 중앙아시아 탐험대가 수집한 유물 중 일부다.

당시 수집된 유물은 일본으로 옮겨졌지만, 1914년부터 중국의 뤼순(旅順)과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 등 여러 곳으로 분산됐다. 그리고 1916년 고베에 위치한 오타니의 별장 니라쿠소와 잔여 유물을 함께 인수한 구하라 후사노스케(1869~1965)가 조선총독부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했다. 이 일제강점기 때 유물은 경복궁 수정전(修政殿)에서 계속 전시됐다.

광복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이들 유물은 6.25전쟁 당시 여타 국보급 문화재와 함께 부산에서 소개되고 경복궁 내 신축 국립민속박물관 개관에 즈음해 다시 이전 수장됐다. 그리고 1986년에 중앙청 건물을 개수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개관한 후 중앙아시아실이 처음으로 마련돼 그 일부가 일반인에 소개됐다.

중앙아시아 유물은 중국과의 국교가 수립된 1992년 이래 박물관 연구원들에 의해 현지 조사가 진행되면서 보존과학적 조사도 본격화됐다.

축적된 결과는 2003년 12월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서역미술’을 통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이후 2005년에 새로 설치된 아시아관 내에 중앙아시아실에서 중앙아시아 유물의 상설 전시가 재개됐다. 그러나 아직 그 전모가 공개된 바 없었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 중인 중앙아시아 유물을 주제별로 소개하는 자료집을 연차적으로 발간하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은 현재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류코쿠대학 도서관, 중국의 뤼순박물관 등에 분산돼 전하는 여타의 오타니 컬렉션과 비교할 때 대형의 벽화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첫 번째 자료집에는 이러한 대형 벽화를 포함해 총 77점의 벽화와 견(絹), 면, 종이에 그린 그림이 수록돼 있다. 대부분이 불교적 주제를 다룬 그림이며, 마니교 회화로 추정되는 그림도 포함됐다.

한편 이들 유물은 현재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에 속하는 투루판, 쿠차, 미란 지역의 사원 유적지에서 온 것이며, 간쑤성(甘肅省)의 둔황에서 온 것도 일부 포함돼 있다. 자료집은 5월 중순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총 265쪽이며, 가격은 4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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