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1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고(왼쪽부터)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홍보수석은 지난 10일 긴급 회견을 하고 있고 의혹의 당사자인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허태열 “책임지겠다”… 이남기 사의 표명
여 “美 가서 조사” vs 야 “靑, 수석 총사퇴”

[천지일보=유영선, 임문식 기자] 청와대는 12일 윤창중 전 대변인의 방미 중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사의를 표명했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서 심히 마음 상하신 점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허 실장은 “피해자와 가족에게도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면서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특히 “당사자인 윤창중 전 대변인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이 있었지만,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실장은 “이남기 홍보수석은 귀국 당일 저에게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이번 일과 관련해 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 사의 표명에 따른 수리 여부에 대해선 “인사권자가 할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이 수석은 지난 10일 밤 부하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었다.

여야는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한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대응 수위에 대해선 온도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원내대표 경선 주자를 중심으로 윤 전 대변인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피해 여성인) 인턴이 미국 명문대를 나온 인재인데 무고를 했겠느냐”며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 가서 직접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의 경질엔 동조하면서도, 허태열 비서실장의 사퇴에 대해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최경환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윤 전 대변인의 미국 조사를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 의혹에 대해 결백하고 떳떳하다면 변명만 할 것이 아니라 미국에 가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견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느냐란 질문엔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전에 대통령이 사과해 놓고, (나중에) 그건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와 함께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총사퇴, 나아가 전면개편을 주장하고 나섰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창중 성추행 사건 및 축소·은폐 의혹 진상조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남은 임기를 생각하면 몇 명 문책 등의 땜질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들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정확한 진상규명을 거쳐 철저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면서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의 전면적인 개편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속적인 사과도 요구하고 있다. 배재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뼈아픈 대국민 사과를 통해 소통을 기반으로 한 국정운영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