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본연의 모습에 충실할 때 상생 가능”

▲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박문수 부원장은 종교가 사회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종교가 본연의 모습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천지
“각 종교가 상생하고 공존하려면 일단 자기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박문수 부원장은 다문화종교사회에서 각 종교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부원장의 말처럼 다문화사회, 다종교사회에 사는 종교인들에게 던져진 오늘날의 화두는 바로 ‘화합과 상생’이며, 이를 위해서는 각 종교가 종교 자체로서의 자기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그는 “어느 한 종교가 사회로부터 지탄받고, 종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것은 비단 그 종교만이 아닌 다른 종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열었다.

특히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면 위로 올라온 종교갈등과 종교편향 문제에 대해 “종교가 외부의 힘을 빌려 덩치를 키우려고 하면 안 된다”면서 “종교 자체의 힘을 가지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시 말해 특정 종교가 정부나 권력의 힘에 붙어 자신의 세력을 넓혀가려는 ‘종교의 정치세력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는 도덕적 권위와 힘이 연결되는 것입니다. 도덕적 권위는 세우지 않고, 권위에 힘입어 가려는 것은 그 종교의 내부가 허약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천주교인으로 종교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각 종교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하는 그는 여러 포럼과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종교 간 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본인이 천주교인이면서도 “천주교는 보수적이다. 그렇기에 대외적인 활동을 할 때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 개신교가 사회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천주교를 비롯해 여타의 다른 종교들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고쳐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개신교가 비판 받는 이유에 대해 권력의 힘을 빌린다는 것 외에 “한국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와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다름 아닌 ‘나만 옳다’는 독단적, 배타적인 모습이다.

▲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박문수 부원장. ⓒ뉴스천지

그는 “물론 어느 종교든지 힘을 가지면 배타적이 된다”며 “교리가 배타적이기 때문에 배타적인 게 아니라 어느 한 특정 종교가 과도하게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 배타적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출발했던 유일신 종교인 이슬람이라든가 유대교, 그리스도교는 교리 자체가 좀 배타적인데 거기에 기독교는 힘(권력)까지 갖게 됐다”며 가톨릭과 개신교를 합쳐 17억이 넘는 기독교 안에서도 힘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있기에 기독교라고 하면 더 배타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부원장은 “어느 종교나 배타성을 가지고 있고, 자기 종교가 최고라고 믿고 싶을 것”이라면서 “자기 종교가 최고임을 증명하는 방법은 권력이나 힘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얼마나 잘 설득할 수 있는가에 있다고 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즉, 설득은 ‘저 종교가 우리한테 이익이 되고, 우리 인간에게,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종교’라는 것을 인정받았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정은 힘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낮추면서 받는 것임을 누차 강조한 그는 “저 사람(종교)들이 진심으로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에 비로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종교가 인정받게 된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와 70~80년대 개신교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 애썼던 것이 작금의 일들로 혹 잊혀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는 그는 “개신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가 기본적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박문수 부원장 인터뷰-(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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