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드라마 돈의화신 제작발표회,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한 장면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돈의 화신>을 보며 배를 부여잡고 웃고 웃었다. 돈을 둘러싼 치정, 살인, 사기 등 다소 극단적이지만 그 모습을 보며 한편으론 씁쓸하다. 돈에 미쳐 사는 이야기는 어제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돈이 생겨난 그 순간부터 우리 생존권에 긴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먹고 살만하면 돈의 역할이 그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문화 속 ‘쩐(錢)의 코드’를 읽으며 한 발작 떨어져 돈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떠할까.


흥부가로 본 빈부격차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가 정착하면서 빈부격차가 생겨났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빈부격차는 아주 오래 전에도 있었다. 구한말에도 조선시대에도 고려시대, 삼국시대에도 말이다.

‘(돈) 있는 사람만 배부르다’란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다. 오죽하면 매를 대신 맞아 벌이를 했을까. 흥부가 그랬다. 아래는 매품을 판 돈타령이 아닌 제비가 보은한 박에서 돈이 나오는 장면이다.


 

흥부는 화수분같이 나오는 돈을 보고 기뻐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한다. 반면 놀부는 어떠한가. 갑자기 부자가 된 동생의 자초지종을 듣고 축하해주지 않을망정 오히려 빈정거리며 화초장을 달라고 한다. 그리고 일부러 제비의 성한 다리를 부러뜨리고 다시 치료해준다. 제비의 보답은 재산 몰수였다. 여기서 돈은 욕심 부리는 이에게 나오고 착하게 사는 이에게 들어갔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배운 이야기는 이와 같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착하기만 한 부자는 사기당하는 게 현실이다. 대신 베푸는 부자에겐 늘 복이 따른다.

경주 최 부잣집이 대표적인 베푸는 부자다.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이들에겐 돈이 따라든다. 그래서 돈을 유용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화폐 오천원권과 오만원권의 초상화를 그린 이종상 서울대 교수는 “돈은 사람보다 눈과 귀가 밝다. 돈에 급급해서 돈 따라가다가 돈한테 망신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서부터 채우는 것, 소유하는 것만 배웠지, 정작 돈에 대한 목적과 돈 쓰는 법은 배우지 않는다. 돈의 목적은 잘 쓰기 위한 것에 있다”고 말했다.

▶ [지금도 쩐의 시대?]편에 계속됩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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