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도군 전경 (사진제공: 청도군)

겹겹이 둘러싸인 산을 넘어서자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지상에 숨어있던 보물을 발견한 듯한 쾌감마저 밀려왔다. 기자를 매료시킨 이곳은 12폭 치마를 입은 옥녀(비슬산)의 품에서 사시사철 과실을 맺는 3청(淸)의 고장 경상북도 ‘청도’다. 또한 이서국과 가야 등 청도와 관련된 역사와 이야기들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길 때마다 나타나는 숨겨진 진실은 탐방팀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모두가 입을 모아 ‘낙원 같은 곳’이라 부르는 이곳은 경상북도의 남쪽에 자리한 ‘청도군’이다.


◆ “청도가 좋은 걸 어찌합니까” 

국내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신기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도로를 따라, 밭두렁에도, 나지막한 언덕 끝까지 울퉁불퉁 못생긴 나무들이 분홍빛 하얀빛 꽃들을 피우고 있다.

경상북도 최남단 청도의 가로수에는 은행나무도 아니고 플라타너스도 아닌 과실나무가 많이 쓰인다.

완연한 가을에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청도의 매력에 빠져 정착하게 됐다는 배명식 목사는 “탐스럽게 익은 주홍빛 감이 지천을 물들인 청도의 모습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고 말한다. 청도 출신 이승무 (사)한국미술협회 청도지부장은 “버스 창문을 열고 달리면 창문 안으로 과일들이 우르르 들어오곤 했다”며 어린 시절 풍성한 청도의 모습을 회상했다.

청도는 지리산 청학동처럼 동쪽으로 길이 나 있어 일조량이 많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특이한 지형이기 때문에 태풍에도 큰 피해가 없다고 한다. 또 높고 가파른 산 덕분에 돌과 자갈이 많고 이로 인해 지하수가 많아 과일나무가 많이 난다고 한다.

▲ 수월리 배꽃 ⓒ천지일보(뉴스천지)

늦은 4월에 청도를 찾은 터라 주렁주렁 맺힌 과일을 볼 수는 없었지만 만발한 복사꽃, 배꽃이 탐방객을 맞이했다. 눈처럼 흩날리는 꽃잎이 싱그러운 봄 햇살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어디 이뿐이랴. 봄 햇살을 머금은 길을 따라 달리면 양옆으로 높지만 푸근한 산맥들이 보호막을 친 듯 넓은 평원을 겹겹이 보듬고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들판과 산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평온함과 풍성함을 글로 다 담아낼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이렇게 듣고, 보기만 해도 좋은 청도는 ‘인심’까지 풍성하기로 유명하다. 길가에 늘어선 복숭아, 자두, 배, 감나무들. 낮은 산에 오르다가도 과일나무를 만난다.

주구산을 오르는 길에도 과일나무들이 즐비해 지나가던 어르신에게 물으니 “등산객들이 산을 타다 목이 마르면 하나씩들 따서 드시라고 심어놓은 게지”라고 답하신다.

아하! 3청의 고장답구나! 이래서 청도의 민심을 ‘도불습유’*(길가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줍지 않는다. 즉 깨끗하고 선한 청도의 민심을 대변하는 말)이라 표현했던가.

▶ [청도②]편에 계속됩니다.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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