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난장은 여러 명이 형장으로 신체의 부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매로 치거나 발가락을 뽑는 형벌이다. 죄인들을 사형장으로 끌고 갈 때는 얼굴에는 회칠을 하고 양 귀에 화살을 끼워 넣고 양 어깨 죽지에 나무 막대기를 끼워 들고 갔다. 사형장에 있는 돌 형구에서는 수많은 천주교인이 목숨을 잃었다. 사형수들의 목에 동아줄이 걸렸고, 이를 돌구멍에 넣고 잡아당겨 머리가 돌에 깨져 죽게 했다.’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의 아미산 위.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에 한옥 누각 형식의 건물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눈에 띈다. 대구와 경상도 지역의 천주교인 순교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관덕정순교기념관을 방문했다.
3층 높이의 건물 꼭대기에는 누각이 있다. 누각을 우러러보니 지붕 위로 한창인 봄을 알리는 푸른 하늘이 보인다. 신앙을 위해 피를 흘리고, 영으로 기념관을 바라보고 있을 순교자를 생각하니 숙연해진다.
빛의 그림
피 맺힌 신앙 담은 스테인드글라스
암 투병하며 순교의 정신으로 작업
기념관 문은 성 이윤일 요한 동상이 지키고 있다. 그 앞에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인을 학살하기 위해 흥선대원군의 명에 의해 사용된 돌 형구(황새바위, 돌 교수대)가 순교자들의 피를 증거하고 있었다.
내부에 들어서니 순교자들의 피를 기리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들이 눈에 띈다. 솔본느 대학의 김은호 폴리나 스테인드글라스 교수가 암 투병을 하면서 혼신을 다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순교자들의 신앙과 희생의 정신을 담았다.
계단을 올라가는 한쪽 벽은 당시 순교자들에게 가해진 형벌과 처형법 등을 그림과 함께 설명해 놓은 내용으로 꽉 찬 액자가 걸려 있다.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고문을 당했을 순교자들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순간 식은땀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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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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