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용어·외국어 표기 등 모두 통일

▲ 지난 2월 2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성북역에서 광운대역으로 바뀐 가운데 열차가 승객을 태우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환승역 출입구에 모든 환승노선 표시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서울시가 역마다 각양각색으로 달랐던 지하철역 출입구 안내기둥, 이동 동선 안내, 노선도 등 시설 또는 안내표지를 시민이 알아보기 쉽게 바꾸는 작업에 들어간다.

시는 올해 초 ‘지하철 시설·안내표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며 향후 보수나 교체가 필요한 역사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해 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2008년에 마련된 ‘지하철역 환경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하철역 시설과 안내표지를 설치해 왔으나 지난해 지하철 시민개혁단이 지적한 사항을 보완·개선해 이번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마련했다.

이번에 수립된 ‘지하철 표준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기존에 안내표지의 부착위치, 규모 등을 규정한 ‘지하철역 환경디자인 가이드라인(2008년)’에서 벗어나지 않고 시민이 안내표지를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표지 디자인 부문을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지하철역 환경디자인 가이드라인’은 1호선 개통 30년이 넘은 시점에서 지하철이 시민의 주요한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안내표지, 편의·안전시설, 광고 등 지하철 이용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기 위해 수립한 가이드라인이다.

지하철 내·외부 안내표지는 2008년에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이후부터 이에 따라 설치돼 왔으나 그 이전에 설치된 시설물은 기존에 지하철 운영기관별로 사용해 오던 개별 디자인을 적용해 설치하다보니 운영기관·호선별로 조금씩 다른 실정이다.

특히 지하철 시민개혁단은 표본역사 현장 조사 결과, 환승역사의 경우 환승하러 가다가 안내체계나 용어가 갑자기 달라져 혼란이 생기기도 하고 최근에 개통한 지하철역의 안내체계는 색상·디자인 등이 기존과 달라 지하철 안내체계 전반의 통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는 갈수록 신설역사가 늘어나고 환승구간 또한 많아지는 데다 지하철 이용시민이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에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규격화된 안내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개선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역사 내 안내체계를 누구나, 어디서나 쉽게 알아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인성’과 ‘보편성’에 중점을 뒀다.

먼저 ‘시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안내표지의 모든 색상·서체·용어·픽토그램(그림문자)·외국어표기 등 모든 양식을 통일하고, 한 눈에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색상을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의 정보에만 강조색을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안내표지를 통합 및 정리하여 적재적소에 최소한의 안내표지만 설치·부착하기로 했다.

‘보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부터 노인, 외국인까지 서울 지하철을 처음 이용하는 누구라도 역 안에서 헤매는 일이 없도록 그림(픽토그램)을 적절히 활용하고, 한글·외국어 등 문자 표기 방법 또한 동일하게 개선한다.

지하철역 앞에 세워진 출입구 안내기둥은 어떤 주변 환경과도 조화를 이루고, 지하철역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공간을 최소한으로 차지하면서도 짙은 회색바탕에 문자로 흰색으로 표기하는 등 디자인·재질을 통일한다.

지금까지 역사를 개통할 때마다 단계적으로 설치해 오다보니 노선별로 모양이나 역명 표기방법, 외국어 표기, 디자인 등이 각기 달랐던 ‘출입구 안내기둥’을 개선하는 것이다.

2개 이상의 노선이 겹치는 환승역의 경우, 기존에는 출입구에 해당하는 1개 노선만 표기해 왔으나 앞으로는 시민 혼란이 없도록 출입구에 해당 역에서 환승할 수 있는 모든 노선을 표기하기로 했다.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휠체어 리프트 등에 과다하게 부착되어 있는 이동편의시설 이용 안내문은 가독성 향상과 미관도 함께 개선하기 위해 하나의 양식 안에 꼭 필요한 안내문만 담아 부착한다.

또한 지나치게 크고 많은 색상이 포함돼 있던 천정에 매달린 동선 유도 안내판의 크기는 줄이고, 환승노선 표시 외에 최소한의 색상만을 사용해 시인성을 높인다.

그 밖에 역사 내부 종합안내도, 열차도착시간 안내표 등도 하나의 양식으로 깔끔하게 통일하고, 비상전화, 방독면 보관함도 유사 시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인성을 높일 계획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지하철역사 시설·안내표지는 누구나 한 눈에 알아보기 쉬워야 하면서도 주변 환경과도 조화를 이뤄져야 하는 대표적인 공공디자인 분야”라며 “지하철역을 단순히 이용하기 위해 거쳐 가는 공간이 아닌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서 시민을 즐겁게 하는 이용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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