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정조의 효성과 노인공경’展

▲ 조선 제22대왕 정조의 효성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됐다. 사진은 영조가 정조에게 내린 은인. (사진제공: 국립고궁박물관)

정조 친필 ‘인서록서’ ‘인서연운시’ 최초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어버이날을 맞아 조선시대 국왕의 효성과 양로정책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작은 전시 ‘정조의 효성과 노인공경’을 열고 조선시대 국왕의 효성을 살피는 시간을 제공한다.

전시에서는 정조의 효성과 관련된 글과 글씨, 그림, 인장 등 14건 17점의 유물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왕실 웃어른에 대한 정조의 효성이 왕실 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노인에 대한 공경으로 확산했음을 소개한다. 또 비명에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애틋한 감정을 엿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조는 대왕대비 김씨(정순왕후)가 50세,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60세가 된 1794년과 혜경궁 홍씨의 회갑인 1795년 두 해에 걸쳐 두 왕실어른의 장수를 축원하고 효성을 널리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거행했다.

이때 정조는 두 왕실어른의 경사를 축하하면서 전국의 장수한 노인을 조사해 벼슬을 내리고 이를 기록한 ‘어정인서록(御定人瑞錄)’을 간행하게 했다. ‘인서록서(仁瑞錄序)’는 ‘어정인서록’ 간행을 위해 정조가 직접 짓고 쓴 서문의 초고다.

‘인서연운시’ 중 ‘정조와 호위 신하들의 근체시(近體詩) 모음’은 ‘어정인서록’의 발간을 기념한 연회에서 정조와 24명의 신하가 작성한 시를 모은 것으로, 참가자들의 꾸밈없는 필치를 보여준다.

정조의 친필로 이뤄진 ‘인서록서’와 ‘인서연운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다.

1795년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한 화성행차에서 열린 회갑잔치 때 정조가 짓고 부른 음악의 가사(악장)와 ‘회갑 잔치 그림’ ‘경로잔치 그림’이 포함된 ‘정조의 수원 화성 행차 그림 병풍(華城行幸圖屛)’도 함께 소개된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워하며 ‘효손(孝孫, 효성스러운 손자)’이란 글자를 새긴 ‘은인’과 ‘세손에게 내린 글(諭世孫書)’은 왕세손이었을 당시 정조가 승정원일기에 실린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기사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며 올린 상소를 읽고 감동한 영조가 정조에게 내린 인장과 글이다.

이외에도 1785년 정조의 명으로 간행돼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에 봉안한 ‘궁원의(宮園儀)’는 정조가 즉위 직후 경모궁(景慕宮)과 영우원(永祐園)으로 승격시킨 사도세자 사당과 묘소에서 치러지는 의식과 관련된 물건을 그리고 의식 절차를 기록한 책이다. 경모궁 봉안용 책이었기에 표지를 남색 구름무늬 비단으로 감싸고 붉은색 실로 묶어 아름답게 꾸몄다.

전시는 9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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