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총독부 푯말 돌기둥을 스님들이 힘을 모아 뽑고 있다. ⓒ뉴스천지

8.15광복 64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 금정산 소재의 범어사에서 일제에 의해 왜곡되어 온 민족문화를 바로 세우기 위한 ‘왜색잔재 청산작업’이 13일 기자회견 후 본격적 돌입에 나섰다.

이날 범어사 중단부분의 삼층석탑을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해 난간석을 해체하고, 일제강점기에 세워졌다는 조선총독부 푯말 돌기둥을 뽑아냈다.

범어사 주지 정여스님은 “왜색잔재 청산은 아직도 사찰에는 물론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는 일제잔재를 뿌리 뽑고, 민족문화를 회복하는 문화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범어사 종합정비계획’의 연구책임자 서치상(부산대 건축학부) 교수는 “범어사뿐만 아니라 한국 사찰 속에는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어 왜곡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범어사의 왜색잔재 청산은 역사바로잡기의 일환이자 한국 사찰의 보편적 건축양식을 찾아 후대에 널리 전승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고 전했다.

삼층석탑은 기단부의 변형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50cm 가량의 탑 바닥을 철거하고, 제거된 난간 대신 전통법식 난간으로 교체해 설치할 예정이다.

이외에 상단부분의 왜색잔재는 대웅전 전면에 식재되어 있는 금송(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나무) 3그루, 일본 건축양식을 따르고 있는 대웅전과 관음전 전면의 난간대가 있다.

중단부분에는 체용설을 왜곡한 석등과 석탑의 이동, 보제루의 변형 등과 하단부분의 천왕문에서 불이문 영역에 소나무를 베고 일본나무인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대량 식재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범어사는 민족문화 복원 및 중·장기 발전 계획인 ‘범어사 종합정비계획’을 통해 2014년까지 약 2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일제잔재를 청산할 것이며, 1단계 사업으로 2011년까지 약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통 불교양식으로 복원시켜 나갈 예정이다.

▲ 현재 삼층석탑의 모습. ⓒ뉴스천지

 

▲ 조선총독부 푯말 돌기둥. ⓒ뉴스천지

 

▲ 삼층석탑 난간석을 장비를 동원해 철거하고 있다. ⓒ뉴스천지

 

▲ 삼층석탑 난간석 돌기둥을 하나하나 해체하고 있다. ⓒ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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