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나들이가 많아지는 5월이다. 꽃놀이 장소나 놀이공원 등에서 한순간에 아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때 아이의 심리를 파악하여 엄마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이가 엄마를 찾았을 때 엄마의 답변이 없으면, 일단 아이는 놀라서 멈칫한다. 그러다가 다시 한 번 엄마를 찾게 되어도 여전히 반응이 없으면 그제야 아이는 자신이 엄마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순간 극도의 공포 반응이 몰려오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을 부정하는 심리를 갖게 된다.

그 결과 아이는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지고, 몸이 떨리고,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손발에 땀이 나고, 얼굴이 새하얗게 창백해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크게 우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 엄마가 자신과 떨어졌다는 현재의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부인’의 심리적 방어기제 때문에 더욱 큰 소리로 울면서 혹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엄마를 찾는 신호를 보낸다. ‘내가 크게 울거나 직접 찾으면 엄마를 다시 만날 것이야.’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엄마를 찾는 신호를 보내도 돌아오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극심한 좌절감에 젖어들게 된다.

마침내 더 이상의 울음과 엄마를 찾는 행동을 멈추고,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온몸의 기운이 빠진 채로 축 늘어져 있게 된다. 즉 포기와 절망감에 무력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길을 잃은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다음의 행동 특성을 보인다. 첫째, 아이는 일반적으로 똑바로 직진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는 아이가 자신이 해 왔던 행동을 지속시키려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엄마는 아이를 잃어버린 지점에서 왼쪽이나 오른쪽이 아닌 전방 방향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며 찾아야 한다.

둘째, 모든 아이들이 무조건 앞으로 걸어가지는 않는다. 일부 영리한 아이들은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야 엄마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엄마가 제자리에 서 있거나 혹은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아이가 갔을 방향을 따라가며 아이를 찾아보도록 한다.

셋째, 나이가 어릴수록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맞는 말이다. 걷기나 뛰기 등의 운동 능력과 체력의 차이 때문이다. 많은 아이들은 엄마를 잃어버린 후 잠시 이동하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한참을 운다. 따라서 아이를 마지막으로 본 지점에서 반경 200~300미터 이내의 원을 그려서 찾도록 한다.

넷째, 아이가 주저앉아서 울다가 어느 정도 스스로 진정을 한 끝에 다시 엄마를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작정 어디론가 향하게 되거나 또는 언어적 능력이 충분한 아이의 경우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엄마를 찾아 달라면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엄마를 찾겠다는 의지가 강한 적극적인 성격 때문이다. 이 경우 오히려 찾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전혀 엉뚱하거나 혹은 멀리 떨어진 곳에 가 있거나 혹은 납치나 유괴의 범죄 가능성도 있기에 즉시 경찰에게 알려서 아이의 인상착의를 최대한 명확하게 설명하고 여러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서 집중적으로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크게 당황하거나 공포에 압도당하지 않게끔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이다. 만일 아이에게 큰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당황하게 되므로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결국 침착해야 한다는 말로 귀결된다. 그래야 올바른 대처 방법과 행동을 생각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없어진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세세하게 기억하도록 노력한다.
아이를 어디 가서 찾는 것이 나을지 또는 아이가 어디로 향할지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모두 떠올린다.

또한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판단하고, 미아보호소나 안내 방송의 위치를 확인한다. 이와 같은 대응 방법을 숙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연히 아이를 잃어버리지 않게끔 최대한 주의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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