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례문 복구에 따른 주요 변화 (사진제공: 문화재청)

개방에 따른 안전·관리 강화
모든 국민 ‘시민의식’ 필요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숭례문은 화재 복구 전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원형복원을 위해 전통기법이 동원돼 많은 관심을 받은 것도 변화 중의 하나다.

숭례문에는 어떤 변화가?

우선 기존(화재 발생 이전)에 없던 성곽이 좌로 16m, 우로 53m가 복원됐다. 또 용마루의 길이는 15.7m에서 16.8m로 1.1m 길어졌으며, 동쪽 계단의 폭은 2.9m에서 5m로 늘어났다. 지반 높이는 조선 후기 때와 같이 30~50㎝가량 낮아졌고, 숭례문 바닥에는 박석(바닥에 까는 돌)을 깔았다.

한 소방관의 용기로 화마 속에 꿋꿋이 살아남은 현판도 고증을 통해 바로잡았다. 양녕대군의 사당인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지덕사(至德祠) 소장 숭례문 현판 탁본자료(진본)와 일제 때 촬영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을 입수해 비교 분석한 결과, ‘崇(숭)’ 자와 ‘禮(례)’ 자에서 개별 획 삐침의 형태, 폭, 연결 등 일부 달라진 부분이 확인돼 수정했다.

숭례문 홍예천장 용 그림도 고증을 토대로 다시 그려졌다. 조선 전기의 문양을 본보기로 삼았는데, 1층 잡상의 수는 8개에서 7개(대당사부, 손행자, 저팔계, 사화상, 이귀박, 이구룡, 마화상)로 줄여 원래 개수를 맞췄다. 또 기와는 아래 목(木)부재를 습기로부터 막아주는 전통기와로 전면 교체됐다.

숭례문 1층 마루는 ‘조선고적도보’ 등의 고증에 따라 이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1960년대 해체 공사 당시에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우물마루 형태였으나, 이번 복구공사를 통해 1960년대 해체 이전의 형태인 긴 판재를 까는 장마루로 변경했다.

앞으로 보존·관리가 더욱 중요

2006년 일반에 개방된 국보 1호 숭례문은 관리 부주의로 600년 역사를 가슴에 품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일반 관람과 통행이 허가된 숭례문의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최첨단 감시 장비와 방재 장비를 관리할 관리실 및 방재실을 갖춘 관리동이 숭례문 옆에 경관과 조화롭게 자리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지상건물이지만 후면에서는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 화재가 발생하면 즉각 경보기를 울릴 광센서형 열 감지기(220m)를 비롯해 적외선 삼파장식 불꽃 감지기도 상층과 하층에 각각 8개씩 모두 16개가 설치됐다.

침입자의 존재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침입 감지 센서와 자동 화재 속보,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인근 소방서에 알려주는 핫라인도 설비 완료했다. 문루에 설치된 152개의 스프링클러는 첨단 센서가 화재를 감지하면 20마력짜리 전용 펌프의 지원을 받아 일제히 물을 뿜어내게 된다.

이외에도 분말 소화기 16개, 고화질 CCTV 18대, 피뢰설비(낙뢰, 지하철 진동 대비) 시공, 경관 조명 90개와 LED 조명 75개가 설치돼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에서는 총 21명의 감시 인력을 배치한다. 주간 경비원 5명, 야간 경비원 10명을 둬 야간에는 5명씩 2개 조로 교대 근무하게 된다.

옛 속담에 ‘이미 엎질러진 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큰일을 겪고 나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뜻이다.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사건은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많은 시민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시민 의식’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용어설명

문루(門樓)-아래에는 출입을 하는 문을 내고, 위에는 누를 지어 사방을 두루 살피는 기능을 가진 건물

단청(丹靑)-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그려 아름답고 장엄하게 장식한 것으로, 나무를 비바람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는 칠 공사

잡상(雜像)-장식기와의 하나로, 기와지붕의 추녀마루 위에 줄줄이 놓이는 와제(瓦製) 토우(土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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