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한한국 작가의 위대한 작품을 기증해 준다면 중국과 한국의 평화와 화합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쎄쎄!”

중국 측에서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해 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이 성사되지 못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중국은 무엇보다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따라서 가장 화합이 필요합니다. 나의 <중국 평화지도>야말로 화합의 글자인 한글로 이루어진 작품이니, 보다 많은 사람이 이 작품을 볼 수 있게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천안문 광장에 걸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줄 수 있나요?”

한한국 작가의 의미 있는 요구에 중국 당국자가 난감한 얼굴을 하면서 말했다.

“당신의 뜻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천안문 광장에는 모택동 주석의 사진과 양쪽에 걸린 구호 이외에는 어떤 전시물도 걸어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다른 나라의 글자는 허용이 안 됩니다.”

결국 한한국 작가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한한국은 자금성 안에서 가장 번화하고 중심이 되는 장소로 바꾸어 요청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자존심 강한 중국 측에서 난색을 표했고, 그들은 천안문 광장 부근에 있는 중국 국가대극원에 영구 전시장소로 제시해 왔다. 한한국은 강경했다. 그들의 입장이 그렇다면 자신이 오랫동안 공들여 완성한 <중국 평화지도>를 이대로 내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작가로서의 자존심과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중국 평화를 위한 그의 기원을 담아 중국 측에 전달하려 했던 <중국 평화지도> 기증 건은 일단 보류되었다.

“그래요. 북경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60주년 기념

<중국 평화지도 특별전>만으로도 당신의 목적은 충분히이루어낸 셈이니 더 이상 욕심 내지 말자고요.”

윤소천 시인이 남편을 위로하며 말했다.

한한국 역시 이무기가 용이 되려면 승천의 때를 기다려야 하듯 아직은 때가 아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중국 역시 자신이 몇 년씩이나 무릎을 꿇고 작업하며 견뎌낸, 참된 고행의 의미를 알게 되리라. 한한국은 또 다른 나라의 평화지도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한한국·이은집 공저

▲ (한글)캐나다 평화지도 World Peace Map- Canada 1994~2013 (약 9개월) ●제작목적: 세계평화와 캐나다의 평화를 위한 ●작품크기: 2m50㎝ X 2m ●서체: 한한국평화체 ●작품내용: 캐나다의 문화역사, 성경말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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