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고 깔끔하며 계획성 있어”

▲ 표범은 눈비가 오면 자신의 몸이 더러워질까봐 움직이지 않는다.
▲ 건원 윤상철 선생
표범은 포범, 돈범, 불범, 토범 등으로 불리는데, 깊은 산 바위 많은 계곡에 살면서 모든 짐승을 위압하며 위엄을 보인다. 대체로 호랑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덩치가 조금 작고 몸에 무늬가 알록달록하게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나 표범이나 별 구별하지 않고 그저 범이라고 한다.

표범은 한마디로 신사다. 깨끗한 것을 좋아하고 선도(仙道)의 수행자처럼 깊으면서도 고르게 호흡해 기운을 얻는다. 특히 눈비가 내릴 때는 아무리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도 자신의 몸이 더러워질까봐 엎드려서 꼼짝하지 않고 숨만 내셨다 들이셨다 하며 기운을 모은다. 이를 표복(豹伏)이라고 한다.

또 먹을 때도 욕심껏 먹는 것이 아니라, 행여 입이 더러워질세라 차근차근 뜯어 먹기 때문에 마치 국자(勺)로 조금씩 떠먹는 것 같다고 하여서 ‘치(豸’ 자에 ‘작(勺)’을 합해서 ‘표(豹)’를 이름으로 쓴다. 그러니까 사납고 포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차분한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

표범은 호랑이보다 힘은 약하지만, “호랑이만 빼고 다 덤벼!”라고 할 정도로 빠르고 힘센 동물이다. 그 정기가 하늘로 올라가서 기수(箕宿)가 되었단다.

그래서 동이족 특히 만주지방의 동이족을 상징하면서, 기수가 밝거나 은하수쪽으로 가서 두수와 가까워지면 동이족에 영웅이 태어나서 중국을 점령한다고 믿었다.

기수는 청룡의 항문에 해당하는데, 기수의 ‘기’ 자도 ‘키 기(箕)’ 자를 쓴다. 키는 곡식을 까불어서 알맹이는 남기고 찌꺼기는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항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항문이 더럽고 냄새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건강한 사람의 항문은 깨끗하다. 변을 봐도 휴지가 필요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이점이 바로 표범의 깔끔하고 참을 때는 참을 줄 아는 성격과 잘 맞는다.

기수가 밝으면 임금보다는 백성들이 건강하게 잘살게 되고, 특히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동이족들이 번영하게 된다.

▲ ‘기수’와 주변별들
5월 1일 새벽 세 시에 남쪽 하늘에 뜨는 네 개의 주황색 별로 키 모양을 하고 떠있는 것이 바로 기수이다. 범띠 중에 음력 7~12월에 태어난 사람은 이 기수가 수호별이다. 부탁을 해도 좋고 나를 잘 지켜달라고 응석을 부려도 잘 들어준다.

이 사람들은 기수를 닮아서 차분하고 깔끔한 성격이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조심성이 있고 인내력이 많으며, 계획을 잘 세워 실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함경북도의 명천 경흥 온성 경원 종성 무산 고령 회령 갑산 삼수 등과 관련이 깊다. 기수를 수호별로 가진 사람들은 이 지역에 가서 잘 되기를 빌어 기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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