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역사와 전통, 풍류를 이어가는 고장 (1)
[전북] 역사와 전통, 풍류를 이어가는 고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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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를 탐하다
▲ 전북 남원 광한루(사진=정인선 기자)


힐링·어울림·즐거움이 함께하는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나자

‘삼천리강산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국방방곡곡 돌아다니다보면 우리나라처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나라도 없다. 광활한 대지를 소유한 것도,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압도할 만한 거대한 폭포나 원시림 같은 자연을 가진 나라도 아니지만 자연의 4계가 주는 자연스런 아름다움은 조물주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번에 글마루 답사팀이 찾은 곳은 자연이 주는 4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사와 전통, 풍류 그리고 쉼(힐링)을 얻을 수 있는 전라북도 일원(一圓)이다.

1월의 막바지에 찾은 전라북도 전주를 시작으로 임실, 남원, 격포, 고산자연휴양림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여행스토리를 소개한다. 마음의 휴식을 찾기 위해 혼자 떠나는 힐링여행에서부터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 떠나는 동행 그리고 수학여행처럼 단체로 떠날 수 있는 여행까지 자신에게 맞는 안성맞춤형 여행에 당신을 초대한다.

새벽 5시. 마을버스가 다니기에는 이른 시간, 10분 정도 걸어 나와 이른 새벽부터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까운 지하철역에 내려 서울 용산역으로 향했다. 새벽 6시 35분, 용산역에서 전주로 향하는 첫 무궁화호 기차를 타기 위해서다.

용산역에서 동료 기자를 만나 아침 대용으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어묵과 김밥을 사서 기차에 올랐다. 오랜만에 타보는 기차라 그런지 전날 잠을 이루지 못했음에도 눈이 말똥말똥하다.

준비한 먹을거리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나니 몸이 노곤해진다. 그렇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전주역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은 오전 9시 55분. 10시가 채 안 되는 시간이다.

뚜벅이인 두 기자의 기동력을 위해 답사 일정을 함께할 또 다른 기자 한 분이 전주역에서 기자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간단하게 답사일정에 대해 논의한 뒤 전주에 오면 꼭 한 번은 먹고 가야 한다는‘콩나물국밥’을 점심으로 먹은 뒤 전주한옥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국제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을 걷다

전주한옥마을은 세계적인 여행안내북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소개한 별 3개 만점짜리 관광지로 선정된 곳으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의 소개가 아니더라도 전주한옥마을은 그 역사와 전통만으로도 이미 많은 이들이 찾은 곳이며,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고 경험하기 위해 찾을 곳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2010년에는 슬로시티 국제연맹이 전주한옥마을을 국제슬로시티로 지정하는 등 전주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쉼이 있는 곳으로 세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연간 3백만 명이 찾는다는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답사 일행이 찾은 날에도 전주한옥마을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유독 추웠다는 겨울, 아직 그 한파가 채 가시지 않은 날씨임에도 친구 혹은 연인, 가족끼리 그 어느 모양, 어떤 모습으로 와도 낯설지 않고, 외려 조화를 이루는 곳, 바로 전주 한옥마을이다.

잘 닦이고 정돈된 한옥마을의 골목마다 그 이름도 이채롭다. 어진길·동문길·경기전길·향교길·최명희길·오목대길·술도가길 등 각 골목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나 건물, 역사적 배경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전주는 그 자체만으로 역사와 전통의 도시, 예향의 도시로 불리는데 이는 이곳 전주와 조선(朝鮮)을 세운 태조 이성계와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기도 하다.

한옥마을에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어진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성계와 정몽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오목대와 이목대가 전주한옥마을 일대를 내려다보고 있다.


경기전 뒤편에 자리한 어진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어진(御眞) 전문 박물관으로 태조 어진을 비롯해 어진 봉안과 관련된 유물 등을 보관하고 있다. 어진박물관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날 보따리를 풀기로 하자.

전주한옥마을 몇 골목을 거닐던 일행은 오목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었던 눈이 살짝 녹아 땅이 질퍽하니 미끄럽기도 하고, 비록 낮은 언덕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언덕’인지라 느린 걸음으로 오목대에 올랐다.

오동나무가 많은 언덕이라는 뜻으로 오목대(梧木臺)라 불렸다고도 하며, 영조 때까지는 목조(이성계의 고조부 이안사)가 자연의 풍광을 즐기며 놀던 곳이라는 의미로 오목대(吳穆臺)로 쓰였다고도 한다.

일행끼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오른 오목대에서 내려다본 한옥마을은 마치 오래 전 우리네 삶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상투 틀고 갓 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살던 그 시절의 모습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을 지나며 우리에게 각인된 그 시절의 역사와 전통, 문화는 숨길 수 없는 것 같다.

이곳 오목대에 올라서야 새벽부터 달려온 여정의 피곤함을 잠시 내려놓는다. 차가운 공기 속에 느껴지는 신선함이라고 해야 하나. 크게 심호흡을 하고서는 그 옛날 이성계가 왜구를 물리치고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우왕 6년(1380)에 충청도·경상도·전라도를 관할하는 삼도도순찰사(三道都巡察使) 이성계가 황산에 출몰한 왜구 아지발도를 무찌르고 개경으로 돌아가던 길에 일가친척을 비롯해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베풀다 한고조의 ‘대풍가(大風歌)’를 읊었다는 곳. 바로 이 곳 오목대다.

오목대에서 내려오는 길, 혹은 오목대로 오르는 길에서 만난 ‘국제슬로시티’ 표지판에 잠시 눈이 머문다. 다름 아닌 달팽이 때문이다. 살아있는 달팽이는 아니지만 국제슬로시티를 상징이라도 하는 듯 주황색 달팽이 한 마리가 떡하니 표지판에 붙어있는 게 아닌가.

느릿느릿 기어가는 이 달팽이의 이름은 ‘느바기’다. ‘느바기’는 ‘느리게, 바르게, 기쁘게’라는 단어의 합성어다. 게다가 순수한 우리말로 표현하면 ‘느림보’ ‘바보’ ‘기웃때보’라는 뜻을 가진 말로 한국 순례문화연구원의 아이콘이라고 한다.
 
▶ (2)편에 계속됩니다.

[백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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