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60주년 기념 및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비전(9)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는 올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대한민국 국민들은 평화에 대한 열망과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남북한 관계가 최근 몇 년간 대립과 갈등으로 악화일로에 치닫고 군사적 충돌을 염려해야 하는 긴장감마저 한반도에 감도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가운데 종교계가 앞장서 남북 화해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 통일의 지렛대 역할을 한 것도 동·서독 종교계라는 사실을 세계인이 인정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 한국 종교계가 우선 취해야 할 역할과 고민을 들어보자.

▲ 7대 종단 수장단이 북한 조선종교인회의의 초청으로 방북한 지난 2011년 9월 21일 인천공항에서 출발성명 발표를 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종교계, 한반도 평화통일 위해 힘써
종교 지도자·NGO단체 北과 지속적인 교류… ‘평화 디딤돌’ 역할

南 종교인사 北 두드리다
종단별 꾸준한 교류·지원
북녘동포 따뜻한 손길 건네

종단계 평화기원 행사 다채
정부보다 다각도로 北 교감
‘평화통일’ 역할 기대치 높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종교계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종교계는 남북 화해와 교류 협력에 있어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열어가겠다는 취지로 여러 방면에서 길을 넓혀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지난 2011년 9월 21~24일 나흘간 북한을 방문해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하는 데 뜻을 같이하고 남북 종교인 교류를 정례화하자며 포부를 다졌다.

7대 종단 지도자가 한꺼번에 방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만남은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회장 장재언)가 한국종교인평화회의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북한의 종교시설을 둘러보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 종교인 대회’, 평화 기도회 등에 참석한 뒤 귀국했다. 7대 종단 지도자들의 방북 이후 종교별로 북한 지원 및 선교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7대 종단이 함께한 활동은 미비하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북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 지난 2010년 8월 23일 중국 선양에서 만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남북 교회가 앞으로도 교류·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을 재확인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개신교계는 여러 선교단체를 설립하는 등 북한선교에 힘쓰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1989년부터 매년 8월 15일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로 정하고 연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공동기도문을 작성해 남측과 북측은 이 기도문을 각각 예배에 사용하며 세계교회에 보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함께 기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천주교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를 출범하고 기도운동과 미사 등으로 대북 선교사업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북한선교위원회는 지난 1991년 12월 남북종교교류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종교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김수환 추기경을 포함해 불교와 개신교 등 3대 종교계 인사는 남북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006년 11월 국제 카리타스 대북사업의 추진 기구로 결정된 한국카리타스(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2007년부터 북한을 방북해 평양시 제1인민병원, 평양 시내 육아원 탁아소 등에 음식을 공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주요 장비가 70년대 것으로 시설이 낙후돼 있는 북한 의료시설과 육아원 등에 설비 작업을 실시 중이다.

▲ 국제카리타스 실무자들이 지난 2011년 12월 5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한국 카리타스와 대북지원 특별소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사진출처: 뉴시스)

불교 조계종은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대회를 연다. 지난 2월 조계종은 한반도 평화대회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한 간의 새로운 관계 조성과 한반도 평화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이 같은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회에서는 한국전쟁 참가 희생자를 위한 위령법회, 틱낫한스님 초청 평화걷기, 평화선언문 채택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북지원 활동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펼친 종교로 통일교가 꼽힌다. 통일교는 1987년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을 창립해 한반도 평화에 힘을 쏟았다. 문선명 총재는 1991년 북한을 처음 방문하고 ‘마전 주석공관’에서 김일성 주석과 환담을 나눴다. 문 총재는 김일성 주석과 금강산 개발투자 등 다양한 대북투자 사업에 합의했다. 이후 통일교 계열로 알려진 평화자동차가 설립한 남포 자동차공장은 보기 드문 대북투자 성공 사례로 꼽힌다.

계속되는 북한 지원 사업으로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별세 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유가족들에게 조전을 보내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 지난해 5월 11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왼쪽)은 독일 포츠담에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와 만나 독일의 통일 사례를 듣고 남북 통일에 대한 전망을 논의했다. (사진제공: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사)자원봉사단 만남과 함께 매년 광복절, 광복을 기념하며 분단된 조국의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각종 퍼포먼스와 부스 등 최대 규모 국민행사를 개최했다. 신천지는 조국 통일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은 재현극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반도의 역사를 알리고 세계평화 통일을 염원했다.

특히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참으로 국민과 나라를 사랑한다면 통일을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조국통일선언비’를 제작해 대한민국의 동쪽과 서쪽 곧 고성 통일전망대와 임진각에 세워 놓았다.

또 이 총회장은 지난해 5월 유럽 순방 기간 중 독일 통일의 주역이었던 로타르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와 단독 대담을 나눴다.

그는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에게 “세계평화와 종교 광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의 통일이 중요하다”며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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