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대정부 질문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정치 지각변동 예측불허… 대권 적수 부상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300분의 1. 무소속 안철수 의원 앞에 놓인 현실이다. 안 의원은 지난 24일 치러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국회에서 그가 차지하는 산술적 비중은 미미하지만, 정치적 존재감과 여론의 관심도는 이미 한 석이란 한계를 뛰어넘는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연일 그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154석을 가진 새누리당도 안 의원을 주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에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엔 대권을 놓고 싸우는 경쟁자였지만, 지금은 의회를 구성하는 동료 의원 중 하나다. 하지만 안 의원을 바라보는 새누리당의 심정은 복잡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정계 전면에 등장하면서 향후 정치 지형이나 차기 대권 판도는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안철수 바람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대형 태풍으로 발전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의 정치 지형마저 뿌리째 흔들 수도 있다. 가깝게만 보면 안 의원의 부상이 야권의 분열과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득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안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든, 신당 창당에 나서든 새누리당으로선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제는 야권이 분열로 끝나지 않고 안 의원을 중심으로 재편되거나 안 의원이 일정 부분 세력 확대에 성공할 경우다. 박근혜 대통령 이후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에 차기 대권 구도에서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에서 안 의원이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고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잃는다면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의원이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견제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26일 국회 본회의장에 함께 출석한 안 의원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학교에 왔더니 전학 온 학생이 있다. 철수는 내 옆자리, 무성이(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행님은 내 뒤에 앉았다”며 “그중 한 명하고 같이 놀기 싫은데”라고 적어 사실상 안 의원을 겨냥했다.

같은 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안철수라는 분이 말은 새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그 새정치가 눈에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라며 “문국현 전 의원처럼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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